임기 말 특별당비 등으로 정당에 내
전체 144명 중 11명에 불과
"후원금 내 돈 아냐…원칙 지켜야" 한목소리
"100원, 1000원 단위로 십시일반 모인 후원금들도 꽤 있었어요.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이 자기 먹을 것 안 먹고 아껴서 보낸 돈인데 마지막까지 어떻게 허투루 쓸 수가 있겠어요."
장혜영 전 의원은 임기 말 남은 정치자금 685만원을 특별당비로 냈다. 국회의원 후원회가 해산한 경우 잔여재산을 정당에 인계해야 한다는 정치자금법의 취지를 따랐다.
아시아경제가 21대 임기 만료 국회의원 144명의 회계보고서를 분석해본 결과, 임기 만료를 앞둔 의원들은 대체로 보좌진 퇴직금과 차입금 변제 등에 정치자금을 털어 썼고, 개인적인 일탈로 여겨질 만한 용처에서도 일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전 의원처럼 정치자금을 정당에 귀속시킨 의원은 총 11명이었다. 김민기 전 의원이 1억2620만원으로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정당으로 귀속시켰다. 이어 박진 전 의원 8784만원, 조응천 전 의원 6219만원, 이용 전 의원 4600만원, 이원욱 전 의원 3944만원, 유경준 전 의원 3600만원 등이었다.
장 전 의원은 "민주주의 정치에서 후원금은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일 수 있다"면서 "임기 말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가에 대한 문제를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제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었고, 정당 정치가 없다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남은 정치자금을) 정당에 당연히 귀속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제 정치를 응원해주신 분들은 제가 속한 정당의 정치도 응원해주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 양경규 전 의원도 937만원을 당에 남은 정치자금으로 귀속시켰다.
남은 정치자금을 정당에 쓴 의원들은 원칙을 강조했다. 유경준 전 의원은 "우리 당과 나를 위해서 정치자금을 후원한 것인데, 그런 뜻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당에 귀속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무엇이 최선인지는 각자 생각이 다르겠지만, 일부 취지에 맞지 않는 사적인 지출 행태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곤 전 의원도 "남은 후원금이 내 돈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어서 내 마음대로 쓰지 않았다"면서 "원칙을 지키는 게 맞고, 공인이라면 마지막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용 전 의원도 "당원들과 국민들이 저에게 조금씩 후원해주신 것을 돌려주는 게 바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병욱 전 의원(경기 성남 분당을)은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정치자금 관련 규정이 너무 어렵다"면서 "보좌진 퇴직금 지급 등 지출 명세 관련해서도 명확한 규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지난 총선 국면에서 개혁신당 창당에 참여했던 양정숙·이원욱·조응천 전 의원은 남은 정치자금을 모두 정당에 귀속시켰다. 이 전 의원은 "정치자금에 대한 원칙이 개인의 자산으로 치부하지 말라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나 재정 상황이 어려운 당이 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남은 후원금을 모두 냈다"고 말했다.
조 전 의원은 자발적이고 투명한 회계 관리와 선거관리위원회의 감독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지구당 부활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조 전 의원은 "선관위가 제대로 감독한다는 전제하에 지구당의 권한을 회복시켜 소수 정당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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