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엑스, 유독한 미디어 플랫폼"
극우 음모론, 인종차별 조장 등 이유로 들어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이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 콘텐츠를 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머스크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발탁했다고 발표한 뒤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엑스에 계속 남아 있는데 따른 단점이 장점을 넘어선다는 판단에 따라 공식 계정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보 성향 매체인 가디언은 엑스에 80여 개의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팔로워는 2700만 명에 달한다. 그러나 "엑스에 극우 음모론과 인종차별 등 우려스러운 콘텐츠가 자주 올라오는 것을 보며 게시 중지를 검토해왔다"며 오랜 숙고 끝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 가디언은 엑스가 최근 치러진 미국 대선 캠페인을 다루는 방식을 보고 결정을 굳히게 됐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번 미국 대선을 통해 엑스는 유해한 미디어 플랫폼이고, 소유주인 머스크가 정치적 담론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굳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엑스 사용자들은 계속 가디언 기사를 엑스에 공유할 수 있고, 자사 기자들도 정보 수집 목적으로 엑스를 계속 활용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의 이러한 발표는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신설 기관인 정부효율부 수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나왔다. BBC는 "머스크와 가디언은 정치적 성향이 멀기에, 트럼프와 밀착하는 머스크와 엑스에 대해 가디언이 이렇게 대응하는 건 별로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평했다.
머스크는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뒤 이듬해 사명을 엑스로 바꾸고, 이후 서비스 내부 게시물 제한 등 규정을 완화해 왔다. 가디언은 이후 엑스에서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 여성 혐오 인플루언서인 앤드루 테이트,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 등 문제가 됐던 계정들을 복구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에서 가디언의 콘텐츠 게시 중단 소식을 전하는 텔레그래프 게시물에 "그들(가디언)은 상관없다"는 답글을 남겼다. 또 가디언의 엑스 사용 중단을 비판한 다른 글에도 "지독하게 불쾌한 프로파간다 기계"라고 답글을 달고 "죽어가는 출판물"이라고 표현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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