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2번 문항은 분수로 인해 계산 어려움
올해에는 분수 아닌 정수로 주어져 계산 간단"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이 지난해 수능보다 확연히 쉽게 출제됐다고 한국교육방송공사(EBS)는 분석했다.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하기로 한 뒤 처음으로 시행됐던 지난 수능에서 22번 문항에 대한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았던 반면 이번 수능에서는 계산이 훨씬 수월한 문항이 출제됐다는 설명이다.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2025학년도 수능 출제 경향 분석 브리핑'에서 2교시 수학영역 문제를 분석한 EBS 현장 교사단 소속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종합적 사고력이 필요한 부분의 일부 문항들은 다소 까다롭게 느끼는 수험생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작년 수능보다 확실히 쉽게 출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심 교사는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이 고루 출제됐다"며 "그러면서도 공교육 내 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의 문항이라든지 지나친 계산을 요구하는 문항, 또는 불필요한 개념으로 실수를 유발할 수 있는 문항 등 소위 '킬러 문항'은 배제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수능보다 쉬운 수준이었던 지난 9월 모의평가와는 '체감 난이도'를 맞췄다는 평가다. 심 교사는 "일반적으로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을 같은 수준으로 출제하게 되면 2개월 동안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성적이 올라간다. 학생들이 9월과 같은 체감 연계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수능의 첫 목표가 될 것"이라며 "작년 수능보다는 9월 모평 (난이도) 쪽에 가까운 (이번) 수능이었다"고 했다.
지난해 수능 수학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 올해 9월 모평에서는 136점이다.
EBS는 변별력을 갖춘 문항으로 수학Ⅰ에서 수열의 귀납적 정의와 관련이 있는 22번 문항, 수학Ⅱ에서는 함수의 극한값을 물은 21번 문항, 확률과 통계에서는 정규 분포의 뜻과 성질을 물은 29번 문항, 미적분에서는 함수의 그래프 개형을 추론하는 30번 문항, 기하에서는 벡터의 내적을 이용하는 30번 문항을 꼽았다.
EBS 교재와의 연계율은 50%로, 공통과목인 수학Ⅰ과 수학Ⅱ에서 11문항, 선택과목인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에서는 각각 4문항씩 연계됐다. 심 교사는 "수학에서의 연계는 개념 원리의 활용, 문항의 변형 자료 상황에 활용인데, 수학 Ⅰ에서 변별력이 높았던 문항이 모두 (EBS 교재와) 연계됐다는 점, 문제 풀이의 알고리즘이 매우 유사한 문항들도 있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수험생들이 '킬러 문항'으로 느낄 정도로 어려워했던 22번 문항과 유사한 난이도의 문항이 있냐는 질문에 심 교사는 "지난해 22번과 같은 문항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22번 문항의 경우 계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분수가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방정식 통분도 해야 하는 등 과정을 어렵게 판단할 수 있었을 것 같다"며 "그런데 올해 15번 문항은 처음부터 제시해서 풀어나갈 수 있는 함수 계수가 모두 정수로 주어져 계산이 간단하다는 특징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22번 문항이 '킬러 문항'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심 교사는 "(22번 문항은) 계산량이 너무 많다든지, 함수를 추론하는 과정이 복잡하거나 사교육에서의 스킬을 사용하면 시간이 단축되는 그런 문항과는 차이가 있다"며 "22번은 결코 킬러가 아니다"고 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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