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아들 배런과 함께 지내고 싶어해"
뉴욕, 플로리다, 워싱턴D.C. 오갈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오랜 관행을 깨고 백악관 완전 입주를 고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CNN은 13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멜라니아 여사가 백악관에 정착하는 대신 뉴욕, 플로리다, 워싱턴D.C.를 오가는 생활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1기 시절에도 백악관에 곧바로 입주하지 않고 뉴욕에 6개월간 머물렀던 멜라니아 여사가 이번에도 미국 정계의 전통을 깬 독자 행보에 나선 셈이다.
멜라니아 여사의 이러한 행보는 막내아들 배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올해 18세인 배런은 현재 뉴욕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소식통은 멜라니아 여사가 배런과 가까이 있고 싶어한다며 뉴욕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앞서 멜라니아 여사는 첫 영부인이 됐을 때도 당시 10살이었던 배런의 교육 문제를 들어 백악관 입주를 미룬 이력이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또한 플로리다 팜비치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초호화 리조트 마러라고가 위치한 곳으로 지난 4년간 멜라니아 여사는 그곳에서 생활하며 친구도 상당수 사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내외 주요 행사에는 참석하며 영부인으로서의 활동은 이어갈 전망이다.
CNN은 멜라니아 여사의 독자 행보는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도 내렸다. 최근 멜라니아 여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의 백악관 초청을 자신의 회고록 관련 선약이 있다며 거절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대통령과 영부인이 당선인 내외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권력 이양을 위한 논의를 하는 관례가 있다.
CNN은 멜라니아 여사의 이 같은 결정이 두 번째 영부인 임기를 좀 더 자율적으로 보내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전에 백악관에 있어 봤고 그곳의 생활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에는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1기 시절에도 대중 앞에 잘 나서지 않아 '은둔의 영부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2018년 5월 마약 퇴치와 어린이를 상대로 한 인터넷 혐오·차별 근절 캠페인 '비 베스트'(Be Best)에 나선 것 외에는 좀처럼 백악관을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 7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후보로 공식 추대됐던 공화당 전당대회 때도 현장에는 등장했지만, 연단에는 오르지 않았다.
사안에 밝은 한 소식통은 멜라니아 여사가 공개 석상에 나서는 것보다는 종종 남편(트럼프 당선인)에게 개인적으로 조용히 조언해주는 것을 선호한다며 트럼프 캠프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별다른 반발심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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