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서 28년 활동한 정치 베테랑
트럼프 관세 인상 비판…우크라 지원엔 찬성
튠, 동료 의원들에게 "트럼프와 충돌 않겠다"
블룸버그 "새 행정부 출범 초 균열 위험"
미국 공화당이 다수당을 탈환한 상원을 이끌 차기 원내대표에 상·하원에서 28년간 활동해 온 정치 베테랑 존 튠(사우스다코타) 의원을 선출했다. 튠 의원은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민주당과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에 찬성해 온 인물로 수입품 관세 인상,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예고해 온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새 행정부와 잠재적인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공화당은 튠 의원을 새 상원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튠 의원은 지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3선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고, 2004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지금까지 4선에 내리 성공했다.
이번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선거에는 릭 스콧(플로리다) 의원, 존 코닌(텍사스) 의원과 튠 의원 3명이 출마했다. 1차 투표에서는 '친(親) 트럼프'로 분류되는 스콧 의원이 조기 탈락했다. 스콧 의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는 등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지지를 받았었다. 2차 투표에선 튠 의원이 29표를 얻어 코닌 의원(24표)을 제치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튠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전복에 나선 뒤 이에 반대하며 그와 거리를 뒀던 전 공화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넬 의원의 측근이다. 다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운동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공조를 약속하는 등 관계 회복에 힘써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튠 의원의 경쟁자였던 스콧 의원을 지지해 온 머스크 CEO는 이날 공화당 원내대표 선출 소식 이후 자신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튠 의원에게 "축하한다"는 짧은 게시글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튠 의원이 트럼프 당선인의 반(反)자유무역주의와 관세 정책을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향후 양측이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지난 8월 튠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10~20%, 대중국 관세 60% 부과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18년 초에는 트럼프 1기가 북·미 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탈퇴를 위협하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같은 해 3월에는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폭탄관세 부과가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미국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많은 재량권이 있지만, 향후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인상을 밀어붙일 경우 공화당 지도부와의 상당한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튠 의원은 또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 입장을 펴 와, 취임 후 24시간 만에 전쟁을 끝내겠다는 트럼프 당선인과는 입장 차이가 크다.
블룸버그 통신은 "자유무역에 대한 튠의 오랜 지지는 공화당 지도부와 트럼프 당선인 사이의 가장 큰 갈등 지점이 될 수 있다"며 "행정부 초기 튠 의원과 트럼프 당선인이 공개 충돌하면 중요한 시점에 당에 균열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튠 의원은 전날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 지원 등 트럼프 당선인이 반대하는 문제에서 새 행정부와 충돌하지 않고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매우 영광스럽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우선순위 정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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