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 시제기, 독도함 갑판 90m서 이륙
해군 "경항모 등 차기 함정 설계에 반영"
해군 함정에서 처음으로 고정익 무인기(고정된 날개가 달린 드론)가 이륙했다. 긴 활주로가 있어야 하는 고정익 무인기는 그동안 육상에서만 운용돼 왔다. 고정익 무인기가 함정에서 이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해군에 따르면 전날 대형수송함 독도함(LPH)의 비행갑판(활주로)에서 고정익 무인기가 이륙하는 전투실험을 했다. 전투실험은 새로운 전투 교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실험을 말한다. 실험에 참가한 무인기는 ‘모하비(Mojave)’ 시제품이다. 모하비는 ‘MQ-9 리퍼’를 대체할 드론으로 2021년 12월 처음 공개됐다. 제작사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사(GA-ASI)다.
차세대 공중암살자 시제기 배치
길이는 9m, 날개 너비 16m로 최대 1.6t의 10여발의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최대 8㎞ 떨어진 적 전차를 파괴할 수 있는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을 최대 16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전자광학 카메라, 영상레이더(SAR), 지상표적 지시기, 신호정보 수집장비 등도 탑재해 각종 감시정찰 임무 수행까지도 맡을 수 있다. 이번 전투실험에 참여한 모하비는 날개폭 16m·길이 9m다. 최대 1만피트까지 오를 수 있고, 최대 비행시간은 3시간30분이다.
10여발 미사일 장착해 임무 수행
모하비는 짧은 거리에서 이착륙이 가능해 육상이 아닌 함상 위에서 비행이 가능하다. 그레이 이글 무인공격기의 이륙 거리는 850~1200m, 착륙 거리는 1000~1200m다. 반면 모하비는 그레이 이글 이착륙 거리의 5분의 1~12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군은 4만t급 상륙모함(강습상륙함)에서 운용될 수 있어 향후 미 원정 전투나 해상작전, 특수작전 지원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착륙거리 짧아 원정 전투 가능
이날 모하비는 비행갑판에서 100m가량 도움닫기를 한 뒤 이륙했다. 독도함의 비행갑판 길이는 199m다. 모하비는 약 1시간 동안 동해 상공을 날았다. 계획에 따라 무인기의 통제권이 독도함에서 해군항공사령부로 전환됐고, 무인기는 경북 포항 해군항공사령부의 활주로에 착륙했다. 모하비 조종은 해군이 아닌 제너럴아토믹 관계자가 맡았다.
이번 전투실험은 고정익 무인기 운용에 최적화된 함정의 형태와 필요 기술을 도출하기 위해 실시됐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해군은 "함정에서 무인기 운용개념을 발전시켜 유인 해상초계기와 협동작전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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