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월, ETF에 1조4000억달러 유입
美 주식형 펀드 주도·中 부양책도 원동력
글로벌 금리 인하 흐름에 채권 ETF도 강세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관련 자산들이 랠리를 보인 가운데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도 기록적인 자금이 쏟아졌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인용한 블랙록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글로벌 ETF 시장에 순유입된 자금은 1조4000억달러(약 1971조원)로 2021년 기록한 종전 최고치(1조330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미국 대선 다음날이었던 지난 6일에는 미국 상장 ETF에 222억달러가 흘러들었는데, 이는 미국의 역대 선거일 다음 날 유입된 자금 기록 중 최고치다.
ETF 시장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이 쏠린 곳은 주식형 ETF로 올해 10개월간 9270억달러를 끌어모았다. 특히 10월 한 달간 글로벌 ETF 시장에 유입된 1880억달러 중 40%(755억달러)가 미국 주식형 펀드에 투자됐다.
블랙록 아이셰어즈의 카림 체디드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투자 전략 책임자는 "2022년 이후 회복세에 접어든 미국 증시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더 많은 자금 유입을 주도하고 있다"며 "현재 발표되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비교적 낮은 시장의 기대치를 편안하게 뛰어넘으면서 자금 흐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10조위안(약 193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나온 점도 신흥시장 랠리 촉발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닝스타의 실 플러드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는 "10월은 중화권 주식 흐름에 있어서 기록적인 달이었다"며 "지난달에만 중국 외 지역에 상장된 중국 주식형 ETF에 117억달러가 유입됐는데 이는 2022년 6월의 종전 최고치(49억달러)를 2배 넘게 웃돈다"고 설명했다. 중국 대형주에 투자하는 블랙록의 ETF(티커명 FXI)가 지난달 끌어모은 자금은 55억달러로, 같은 기간 세계 최대 ETF인 SPY를 제치고 세계 3위를 달성했다.
채권 ETF도 강세를 나타냈다. 올해 1~10월 전 세계 채권 ETF의 순유입액은 3760억달러로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고치(3310억달러)를 넘어섰다. 대부분의 주요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가 더 낮아지기 전에 채권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의 욕구가 매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밖에 유럽에 상장된 하이일드(고수익·고위험) 채권 ETF도 역내 각종 경제 데이터를 통해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가 전망되면서 지난달 21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ETF 시장 전망에 대해선 낙관론과 신중론이 혼재하는 분위기다. 체디드 투자 전략가는 "ETF가 전통적인 뮤추얼 펀드의 시장 파이를 빼앗아가고는 있지만, 올해 같은 기록적인 자금 유입이 매년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장밋빛 전망에 선을 그었다.
플러드 매니저는 "S&P500 수익률이 대형 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에도 투자자들 사이에는 '이길 수 없다면 합류하라'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며 비즈니스 친화적인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로 올해 10월과 같은 ETF 시장 '초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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