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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현대판 키신저?…"미·중 관계 개선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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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저, 냉전 시대 미중 관계 개선 견인
"머스크, 中과 우호적 접점 많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그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중 관계 회복을 견인할 '현대판 키신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CNBC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스콧 케네디 중국 비즈니스 및 경제 부문 수석은 "지난 몇 달 동안 중국에서는 머스크가 워싱턴과 베이징 간의 교류를 중개하는 제2의 키신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해졌다"며 "이것이 양국 관계의 붕괴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기발한 통찰력인지, 아니면 중국인들이 위안 삼고 싶어하는 비현실적인 시나리오일 뿐인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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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리처드 닉슨 행정부와 제럴드 포드 행정부 시절 활동한 '외교 거목'으로, 중국을 100차례 이상 방문해 양국 정상회담을 성사하는 등 냉전 시대 첨예하게 대립했던 미·중 관계를 개선한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옛 소련과도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I) 협상을 통해 데탕트(긴장 완화)를 일궈내는 등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CNBC는 "키신저가 남긴 공백을 머스크가 메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그가 중국 고위 관리들과 더 자주 접촉하면서 생겨났다"고 짚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폭탄 관세를 예고해온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마저 대(對)중국 강경파 정치인들로 채우고 있으나, 머스크 CEO만큼은 중국과 우호적인 접점이 남아있다는 평가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지난 4월 중국을 깜짝 방문해 리창 총리와 회동하는가 하면 올해 초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100%로 인상하자 미·중 갈등 심화를 우려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또 최근 누계 생산 300만대를 돌파한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중국에서 사측이 100% 지분을 온전히 소유한 최초의 외국 자동차 업체이기도 하다.

중국 인민대학 국제관계연구소의 왕이 웨이 소장은 "머스크는 중국과 미국을 모두 이해하는 사업가로 평가된다"며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대중국 폭탄 관세를 취소하거나 완화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 '중국과 세계화 센터'(CCG) 설립자 왕휘야오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업가라도 키신저가 했던 것처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미국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며 "머스크, 팀 쿡 애플 CEO,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등 저명한 비즈니스 리더들이 힘을 모아 '키신저 그룹'으로 활동하는 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쿡 CEO와 슈워츠먼 CEO는 정기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인물들로 미·중 무역 및 사업 관계의 긍정적인 사례로 꼽힌다.


롱뷰글로벌의 드워드릭 맥닐 상무이사는 "중국이 가끔 영향력 있는 미국인을 비공식 외교 채널로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머스크를 현대판 키신저로 보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며 "머스크가 새로운 지평을 열 수도 있지만, 주주의 이익과 자신의 사업에 전념하는 그에게 외교적 희망을 거는 것은 오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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