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국제사회는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억제하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분석할 결과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이 1.5℃ 이상 상승할 경우, 극심한 기후 재앙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구 평균 기온이 1℃ 정도 오른 상황에서 앞으로도 0.5℃씩 추가 상승하게 되면 극단적인 폭염, 산불, 홍수 등이 늘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학자들은 1.5℃를 초과할 경우, 지구 생태계와 인간 사회에 끼칠 피해가 심각하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1.5℃'라는 기온 상승 제한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지구가 맞이할 기후재앙을 예방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다.
그러나 올해(1~9월)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4℃ 올라, 이러한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발표가 나왔다.
전국 곳곳에 때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린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청소년기후행동 주최로 기후변화 해결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최근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전 지구 기후현황 보고서'에서 2024년 1~9월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에 비해 1.5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가장 뜨거운 해였던 지난해의 1.45℃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WMO는 지난해 6월부터 올 9월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1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협정에서 정한 1.5℃는 수십 년에 걸친 장기적인 온난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최근 기온 상승이 파리협정의 목표를 영구 상실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1.5℃를 초과하는 일이 빈번해지면 각국의 인명 피해, 경제 피해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경우, 지난 10년간 기후재난으로 인한 경제 피해액이 16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실과 함께 발간한 '기후의 역습, 10년간 연도·지역별 기후재난 피해 양상 분석' 정책보고서에서 2013~2023년 기후재난에 따른 직접 피해액은 4조1000억원, 이를 복구하는 데 투입된 비용은 11조8000억원이었다고 밝혔다. 합산 경제 피해액은 15조9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동안 인명피해는 341명으로,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2018년 이후의 인명피해가 두드러졌다. 2013~2017년 5년 동안 평균 인명피해는 4명이었지만 2018~2023년 평균은 53.5명이었다.
기후솔루션은 "연도별로 기후재난의 규모 변화를 보면 산업화 대비 평균 지구 온도가 상승할수록 우리나라도 점차 기후 재난의 규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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