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행정부 경제 요직 인사들도 교체될 전망이다. 임기가 보장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기존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6월 한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옳은 일을 한다고 생각될 경우" 해임하지 않겠지만 2026년 임기가 끝나는 그를 재임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달 인터뷰에서는 파월 의장을 물러나게 할 것인지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도 대통령이 연준 정책에 대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유세 기간 파월 의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파월 의장은 대선을 앞둔 지난 9월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정치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중용이 예상되는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콧 베센트는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대신 '그림자 의장'을 임명해 파월 의장의 임기 종료 전 레임덕을 만들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그림자 의장이 정책 방향에 대한 가이던스나 예측을 내놓고 파월 의장 아래 연준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경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등 내각 주요 각료들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후임자들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가상화폐 대통령이 되겠다"며 친(親)가상화폐 공약을 내세워온 만큼,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유력한 교체 후보자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규제에 앞장섰던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리나 칸 위원장도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점쳐진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FTC 위원장을 바꿀 것으로 보는 관측이 다수라면서, 전통적으로 신임 대통령이 FTC 등 정부 기관장들을 본인 소속 정당 인사들로 채운다고 전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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