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당선 대비 월경 대비 논의
멕시코 밀입국 브로커들 이민 부추겨
美선 '캐나다 이민' 검색량 5000%↑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으로의 불법 밀입국 시도가 폭증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대책 수립에 나섰다고 NBC 뉴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지난 4일 주요 참모들 및 세관국경보호국(CBP),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등과 화상 회의를 열고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국경 경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당국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그동안 유세 과정에서 취임 첫날부터 남부 국경을 폐쇄하고 불법 이민자들을 내쫓겠다며 엄포를 놓았던 만큼 내달 취임 전까지를 '마지막 기회'로 인식한 이민자들의 월경 시도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잠재적인 이민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국토안보부는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는지,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신속 추방 조치를 지속할 수 있을지, 추방 전 이민자 수용 공간은 충분한지 등을 의제로 제반 사항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이 치러지기 전부터 멕시코에서는 북부 접경지로 향하는 대규모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이 잇따라 출발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밀입국 브로커들은 대선 결과가 발표되자 호객 수단으로 사용하는 메신저 '왓츠앱'을 통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1월 21일 이후에는 극상의 보안으로 국경이 닫힐 것"이라는 등 불안감을 조성하며 이민 희망자들을 자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접경 부근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미국 이민 희망자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는 구스타보 반다 씨는 "이민 희망자들 사이에 불안과 걱정이 퍼지고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말해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CBP 대변인은 "이민자들이 브로커들의 거짓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며 "이민법이 발효 중이고, 안전하고 합법적이며 질서정연한 방식으로 미국에 들어와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선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민 희망자가 늘어난 곳은 중·남미뿐만이 아니다. 더힐이 인용한 구글 데이터에 따르면 선거 당일 미국에선 '캐나다 이주', '캐나다 이민' 등을 키워드로 한 온라인 검색량이 500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오리건, 워싱턴, 미네소타, 버몬트 등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세가 높았던 지역에서 검색량이 많았다.
더힐은 미국인이 캐나다에 이민가려면 어려운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은 물론 여러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며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양극화된 미국 정치 구도 속에서 받는 선거 스트레스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해소할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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