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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6개월에 이미 "예약 찼어요"…결혼식장도 오픈런에 대기번호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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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 전부터 결혼 예약
예식장 대거 사라진 뒤 빚어진 현상
공공 예식장, 인프라 보강돼야

내년 11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임희정씨(32)는 최근 예비 신랑과 서울의 한 예식장 예약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예약 창이 열리는 당일 오전 9시 친구들과 웨딩 플래너까지 총동원해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통화 중이라는 신호음만 듣다 결국 1시간30분 만에 대기 번호 7번을 받았다.


임씨는 "서울에 있는 예식장 중에 상대적으로 식대가 저렴하고 밥이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라며 "작년에도 대기 번호가 거의 안 빠졌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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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일부 인기 예식장들은 본식 1년 전부터 예약이 마감돼 대기 순번을 받고 있다. 특히 결혼 수요가 많은 9~11월 토요일 점심 시간대는 이미 1년6개월 전부터 웨딩 플래너 등을 통해 알음알음 예약이 차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웨딩 업체에서 플래너로 근무하는 최모씨는 "플래너 사이에서도 예비부부들에게 추천하는 인기 예식장은 지역 별로 2~3곳으로 정해져 있다"며 "보통 예식장은 본식 1년 전부터 예약이 가능한데, 이런 곳들은 웨딩 플래너가 상담 실장을 통해 암암리에 먼저 예약권을 선점해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자 예비부부들은 인기 예식장 3~4곳을 돌며 동시에 대기 순번을 받아 놓고 다른 예식장 예약을 시도하고 있다. 유명 웨딩 커뮤니티에선 인기 예식장의 예약을 양도한다는 게시물들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예식장에서 상담 실장으로 근무하는 이모씨는 "서울 강남권에서 우리 예식장만큼 식사 질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인 곳이 없다 보니 예약이 열리는 날 전화가 먹통이 될 정도로 문의가 몰린다"며 "내년 명절 연휴와 연말을 제외하고 1월부터 12월까지 예약이 꽉 찬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치상으로도 코로나19 시기 정체됐던 혼인 건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등으로 차츰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4000건으로 2022년(19만2000건)보다 1.0% 증가했다. 2012년 이후 11년 만에 첫 오름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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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기 혼인 건수가 급감하면서 예식장이 대거 사라진 가운데 최근 혼인율이 다시 증가하며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예식장이 부족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공영 박물관, 전시관 등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무료로 대여해주는 '공공 예식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수용 인원이 적고 교통이 불편한 탓에 예비부부 관심이 적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혼인율이 많이 증가했다기보다 코로나19 시기 워낙 많은 호텔이 폐점하고 예식장이 사라져 예전 규모만큼 손님을 초대할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 않다"며 "이렇다 보니 남은 예식장의 예약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고 이 중에서도 가격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괜찮은 곳으로 수요가 쏠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시행하는 공공 예식장 제도의 취지는 좋으나, 현재 혼인 나이에 가까운 세대의 가정이 많아야 한두자녀를 양육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혼이라는 중요한 행사의 질적인 측면이 너무 낮은 것을 감내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며 "예식장의 질적인 측면뿐 아니라 하객 수, 교통편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이 더 보강돼야 하고 예식장뿐 아니라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이 패키지로 지원돼야 실질적인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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