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 신입 공무원 2명 중 1명은 이직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공공봉사 동기가 강하고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매력도 크게 느끼는 편이었지만, 낮은 보수와 보람 때문에 이직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직하고 싶은 직군으로는 '민간기업'이 가장 높았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4년 제4차 데이터브리프 '열망에서 실망으로: 2023년 공직생활실태조사로 살펴본 신입 사무관의 이직'을 보면, 5급 신입 공무원 집단의 이직 희망(그렇다·매우 그렇다) 비율은 49.1%로 전체 집단(43%)에 비해 약 6.1%포인트 높았다.
5급 신입 공무원 집단은 6급 이하 신입 공무원 집단에 비해 공공봉사 동기를 구성하는 모든 문항에서 점수가 높았다. 특히 "정책과정에 참여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는 문항의 평균 점수는 3.64점으로, 6급 이하 집단의 3.25점과 비교해 0.39점 높게 나왔다.
또한 6급 이하 공무원에 비해 공직 의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책임감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제나 개인적 가치보다 공직 의무를 중시하며 업무를 수행한다'는 문항의 평균 점수는 3.53점으로 6급 이하 공무원(3.32점)보다 높았다.
이처럼 공직 가치를 중시하고 공공봉사 동기가 높은 편인 데도 5급 신입 공무원들이 이직을 원하는 이유는 낮은 보수와 보람 때문이었다.
6급 이하 신입 공무원이 주로 '공공기관'으로의 이직(55.2%)을 희망하는 것과 달리, 5급 신입 공무원은 '민간기업'으로의 이직(42.1%)을 선호했다. 이어 교직(연구직·19.3%), 공공기관(12.3%), 창업(10.5%), 학업(7%), 기타(7%) 순이었다. 공공봉사 동기가 높은 5급 신입 공무원 집단에서 오히려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으로의 이직을 희망한다는 것은 낮은 보수 외에도 보람이 없다는 게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이들은 이직 원인 1순위로 '낮은 보수'(78.9%)를 꼽았고 이어 '보람 없음'(33.3%)을 지적했다. '과다한 업무'(28.1%), '승진 정체'(10.5%)를 꼽은 비율은 6급에 비해 낮았다.
한편 5급 신입 공무원들이 꼽는 가장 큰 직무 스트레스는 '상급자' 관련이었다. '상급자의 모순된 요구·지시를 받는 경우가 있다'는 문항과 관련한 5급 신입 공무원들의 평균 점수는 3.13점으로, 6급 이하 공무원(2.95점)보다 높았다.
행정연구원은 "이직 의향이 있는 모든 직급의 신입 공무원은 낮은 보수를 제일 중요한 원인으로 꼽았지만, 그중 5급 신입 공무원은 '보람을 느끼지 못해서' 공직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면서 "이러한 5급 신입 공무원의 이직은 공공봉사 동기와 공직 가치에 기반한 개인의 가치가 현재 소속 조직의 가치와 정렬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보수 인상 외에도 업무 자율성과 정책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공직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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