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정치인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5일(현지시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브루스 러우 후보를 꺾고 20선에 성공했다. 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당 선거구에서는 개표가 42% 진행된 가운데 펠로시 전 의장이 81%를 득표해 19%에 그친 러우 후보를 앞서며 승리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1940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1947~1959년 볼티모어 시장을 지낸 아버지 토머스 달레산드로의 선거과정을 지켜보며 정치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가톨릭 미션스쿨인 사립 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트리니티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직후 대학동문의 폴 펠로시와 결혼해 다섯 자녀를 키우며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남편과 뉴욕에서 거주하다가 남편의 고향인 샌프란시스코로 옮긴 후 민주당에 가입했다. 펠로시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후계자로 지명한 것은 살라 버턴 전 하원 의원이다.
그는 1987년 47세의 나이로 샌프란시스코를 지역구로 하는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8선거구와 12선거구에 이어 현 11선거구까지 20차례 치러진 선거에서 한번도 패하지 않으면서 20선 고지에 올랐다. 2002년에는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에 오르면서 2007년 1월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 됐다. 그는 당시 이라크 전쟁 반대, 의료보험 제도 확대 등 진보 성향을 보였다. 2007년에는 하원의장으로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 통과를 주도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선 오바마케어(ACA·전국민건강보험법) 통과를 이끌었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가 공화당에 넘어가면서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9년 1월 3일 출범한 제 116대 미 연방의회 하원의장에 선출되면서 8년만에 다시 하원을 이끌었다. 2021년 1월 3일 출범한 제117대 미국 하원에서도 의장에 선출되면서 4번째 하원의장을 맡았다.
"여성의 완전한 정치 참여보다 국가 운영에 더 건전한 일은 없다"는 게 펠로시 전 의장의 지론이다. 미 주간지 뉴요커는 펠로시 전 의장을 '의회 역사상 설득력이 가장 뛰어난 정치인'으로 꼽았다. 펠로시 전 의장이 2023년 1월 하원의장에서 물러날 때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에서 '공화당은 반대만 하지 말고 펠로시의 효과적 권력 행사법을 배워야 한다'고 적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자서전 '권력의 기술'에서 "유권자를 존중하고, 의견을 주의 깊게 듣는 데서 내 정치는 시작됐다"면서 정치 원칙을 설명했다. 그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 것, 어떤 정치 자원도 과소평가하지 말 것, 선거 패배 후 후회하지 멀 것 등의 원칙을 지키면 정치적 역동성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퀸 메이커'라는 별칭이 붙은 펠로시 전 의원은 정치자금 모금에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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