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급격히 하강하면 종종 발견돼
가볍게 방충망 쳐 날아가도록 해야
한 아파트 방충망에서 '박쥐'가 발견돼 누리꾼의 관심이 쏠렸다. 해당 박쥐는 한국에 서식하는 종으로,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아파트 등에 출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연합뉴스'는 경기 평택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A씨(38)가 지난 1일 베란다 방충망에서 '박쥐'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박쥐는 성인 손바닥 반만 한 크기로, 방충망에 찰싹 달라붙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A씨는 놀란 나머지 방충망에 물을 뿌리거나 막대로 쳐봤지만, 박쥐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A씨는 매체에 "박쥐는 날아가지 않고 방충망에 붙어 엿새를 지냈다"고 전했다.
심지어 엿새째인 6일 오전에는 비슷한 크기의 박쥐 한 마리가 더 늘었다고 한다. 이제 한 쌍이 된 박쥐는 방충망에 달라붙어 있거나, 방충망 위를 느린 속도로 기어 다니는 등 여전히 주변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겨울잠을 자던 박쥐가 이동하다가 잠시 쉬는 것이라고 하더라"며 "일단 날아갈 때까지 기다려볼 예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박쥐들은 소리는 내지 않고, 움직임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박쥐는 한국에 서식하는 '안주애기박쥐'로 추정된다. 안주애기박쥐는 머리와 몸길이가 60~80㎜에 불과한 작은 박쥐로, 곤충을 먹이로 삼으며 키 큰 나무 구멍 등을 터전으로 삼지만, 동굴에 들어가 살기도 한다. 가끔 가옥에 들어오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야생동물구조센터 관계자는 매체에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동면 장소를 찾지 못한 박쥐가 비교적 따뜻한 아파트 창문에 붙어 있는 것"이라며 "흔한 현상"이라고 전했다.
또 방충망에 박쥐가 붙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면, 우선 하루 정도 지켜봤다가 기온이 오른 낮에 막대로 가볍게 방충망을 치거나 물을 뿌려 날아가도록 유도하면 된다고 권하기도 했다. 만일 오랫동안 박쥐가 날아가지 않으면 관할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신고하면 된다.
실제 안주애기박쥐는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종종 포착되곤 한다. 지난 6월에도 경기 성남 한 아파트 창문에 박쥐 떼가 붙어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출동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의 경기도 내 박쥐 구조 건수는 2021년 30건, 2022년 14건, 지난해 14건, 올해 상반기엔 8건으로 집계됐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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