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10조6900억원
활성고객·1인당 매출도 증가
"지속성장 비결은 와우멤버십"
쿠팡이 올해 3분기 1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유료 멤버십(와우) 회비 인상으로 인한 이른바 '탈팡(쿠팡 탈퇴)' 우려 속에서 역대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또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급증하며 고속 성장을 재확인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거대한 잠재력을 고려할 때 이제 막 첫발을 내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은 올해 3분기 매출이 78억6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쿠팡이 제시한 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1359.02원을 적용하면 매출은 약 10조69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상장 후 14개 분기서 20% 이상 '고속성장'
김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충성고객의 지출 확대와 와우 멤버십의 다양한 혜택 및 가치를 알아가는 회원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기업공개(IPO) 이후 공개한 15개 분기 실적 가운데 14개 분기에서 20% 이상의 원화 기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고 이번 분기에 또 한 번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2021년 뉴욕 증시 상장한 뒤 줄곧 고속성장을 이어왔다.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지난해 3분기(18% 성장)로 나머지 분기에선 모두 20% 이상 매출 성장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1억900만달러(약 1481억원)로 전년과 비교해 29% 늘었다. 지난 2분기 적자에서 1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이다. 쿠팡은 올해 2분기 한국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1630억원)을 반영해 342억원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이 여파로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670억원으로 작년 동기(4448억원)보다 62% 감소했다. 3분기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38%로 작년(1.41%)보다 낮아졌다.
3분기 순이익도 6400만달러(869억원)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지난해보다 27% 감소한 수치로, 매출 대비 순이익률도 0.8%로 전년 대비 1.5%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4264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손실이 887억원에 달한다.
"충성 고객 지출 높아져"…'탈팡' 우려 지워
쿠팡은 또 3분기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활성 고객이 2250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2020만명과 비교해 11% 늘었고, 고객 1인당 매출도 318달러(43만2160만원)로 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 7월 기존 유료 회원의 멤버십 월회비를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쿠팡을 탈퇴하는 '탈팡족'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에 주목했으나, 와우회비 인상 영향은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 제품 커머스 부문 매출도 68억9100만달러(9조3650억원)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제품 커머스 부분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8% 늘었다. 김 의장은 "제품 커머스 활성 고객은 기존 고객의 지출 확대에 힘입어 11% 성장했다"면서도 "현재 제공하고 있는 20개 이상 카테고리 중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하는 고객은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 의장은 또 "와우 회원의 주문 빈도가 비회원 고객의 9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참여도를 보이고 있다"며 "가장 오래된 와우 회원은 신규 와우 회원보다 평균 2.5배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성고객의 지출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선 "로켓배송, 로켓프레시와 로켓그로스 등 신규 사업의 상품군 확대가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파페치, 손익분기점 가까운 수익 달성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파페치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9억7500만달러(1조3250억원)로 지난해 대비 356% 성장했다. 조정 EBITDA 손실은 1억2700만달러(1725억원)로 21%가량 줄었다. 파페치 조정 EBITDA 손실은 200만달러(27억원)로 지난 2분기 3100만달러(424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김 의장은 "파페치는 운영 효율성 향상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올해 초 밝혔듯이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수익성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로, 이번 분기 그 마일스톤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이츠와 대만사업과 관련해선 "탁월한 서비스와 가치를 경험한 이츠 고객들의 열렬한 반응에 매우 고무적"이라며 "대만에서는 더 많은 브랜드와 직접 파트너십을 맺어 고객 선택 폭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쿠팡은 올해 3분기 본격화한 전국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잉여현금흐름 4200만달러(57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쿠팡의 지난해 동기 잉여현금흐름은 5억3600만달러(약 7020억원) 흑자였다. 앞서 쿠팡은 2026년까지 대전·광주·경북·부산 등 9개 지역 물류센터를 건립해 운영, 1만명을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분기 물류 인프라 등에 투자한 금액은 3억8300만달러(약 5205억원) 수준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본 지출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진행하는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것"이라며 "기술 및 인프라에도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고객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미래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럭스는 하나의 예…고객감동 더 늘릴 것"
앞서 쿠팡은 지난달 새로운 럭셔리 서비스인 알럭스(R.lux)를 출시했다. 김 의장은 "명품 브랜드와 직접 제휴해 새로운 프리미엄 배송을 제공하며, 세련된 쇼핑 환경에서 독점적 브랜드를 쇼핑할 수 있다"며 "로켓 익일·당일 배송으로 알럭스 전용 고급 포장 디자인된 제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의장은 "쿠팡의 미션은 최고의 상품·가격·서비스로 최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도 "아직 로켓배송에서 제공하지 않은 상품군이 많다"고 했다. 알럭스는 고객 만족을 위해 새로 추가한 선택지와 서비스의 하나의 예일 뿐이고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란 의미다.
김 의장은 "거대한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한 부분은 여전히 일부에 불과하며 앞으로 성장 기회에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난드 CFO도 "로켓그로스(FLC)와 새로운 럭셔리 서비스인 알럭스 같은 새로운 상품과 카테고리는 로켓배송 셀렉션 확대로 인한 엄청난 성장 기회를 보여주는 본보기"라고 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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