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축구 경기서 번개 맞고 숨져
화상으로 중태 빠진 선수도
"주최 측, 왜 경기 강행했나" 비판
페루에서 한 축구선수가 경기 중 벼락을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르카, 영국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페루 주닌주 우앙카요시 코토의 코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후벤투드 벨라비스타와 파밀리아 초카의 경기에서 호세 우고 데 라 크루즈 메사(39) 선수가 번개를 맞고 숨졌다.
이날은 궂은 날씨 탓에 경기 내내 비가 내리고 번개가 쳤다. 결국 주최 측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경기를 중단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떠나 라커룸으로 향하던 순간, 갑작스레 강한 번개가 치며 그라운드 한쪽에서 큰 불꽃이 일어났다. 이에 선수 8명이 일제히 쓰러졌고, 번개를 직격으로 맞은 호세는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외에도 선수 4명이 부상을 입었고 그중 3명은 안정을 되찾았으나, 후안 초카 선수는 화상으로 중태에 빠진 상태다.
마르카는 "이번 사건은 인간의 힘으로 자연에 맞설 수 없다는 섭리를 보여줬다. 인간은 자연 앞에서 힘을 쓸 수 없다는 것이 페루에서 일어난 사고로 입증됐다"며 "페루 국민들은 번개로 인해 사망한 선수를 일제히 애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선수를 보호하지 않은 주최 측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런 날씨에 경기를 진행한 것이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미러 역시 "페루에서 열린 축구 경기에서 번개로 인해 선수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다"며 "페루 축구계는 호세와 그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했고, 부상을 당한 선수들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월에도 축구선수가 경기 도중 번개를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축구팀 페르시카스 수방가 소속 셉티안 라하르자(35)가 그라운드에서 예기치 못한 벼락을 맞은 것. 그는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신체 손상이 심각한 탓에 사망 판정을 받고 말았다.
반면 번개를 맞았음에도 목숨을 건진 기적적인 사례도 존재했다. 2014년 페루에서 열린 '2014 페루컵' 유니언과 스포르트의 경기에서 유니언 소속 수비수 콘트레라스(당시 22세)가 낙뢰를 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했다. 그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번개를 정통으로 맞았고, 몸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러나 콘트레라스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끝에 무사히 회복했다. 당시 그는 "번개를 맞는 순간 온몸에 힘이 빠졌고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며 "걱정해준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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