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개월 순매수 상위 20개사 가운데 신규 상장 11개사
금투세 폐지 기대로 코스닥 시총 상위주 급등
신규주 덫에 걸린 개인, 원금 반토막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닥지수가 급등했다. 알테오젠과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29개 종목이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 바닥권 탈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적지 않은 개인투자자는 웃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새롭게 입성한 신규주에 투자했다가 발목을 잡혀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1개월 동안 개인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2530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누적 순매수 상위 20개 상장사 가운데 씨메스, 한켐, 루미르, 셀비온, 클로봇, 웨이비스, 와이제이링크, 성우, 탑런토탈솔루션 등 신규주는 11개사에 달한다.
개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씨메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누적 순매수 규모는 700억원을 넘어섰다. 평균 매수가는 2만6400원으로 현재가 1만6090원 기준으로 평가손실률 39%를 기록하고 있다.
씨메스는 인공지능(AI)과 3D 비전, 로봇 가이던스 기술의 융합을 통한 로봇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다. 지난달 24일 공모가 3만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첫날 3만745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2만31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로 주가는 계속 뒷걸음질 쳤고 8거래일 만에 공모가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상장 첫날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는 각각 145만주, 44만주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투자가는 공모가보다 높은 3만3000원 선에서 보유 주식을 순매도했다.
첨단소재 합성 전문업체 한켐에 투자한 개인은 투자 원금의 절반이 날아갔다. 지난달 22일 공모가 1만8000원으로 상장했지만 현재 주가는 1만2000원 선까지 밀려났다. 개인은 한켐 주식을 주당 평균 2만4400원에 사들였다. 지난달 상장한 루미르와 셀비온에 투자한 개인은 각각 26%, 35%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신규주에 손을 댄 개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손실 폭이 작은 개인은 성우 투자자다. 지난달 31일 상장한 성우는 상장 첫날 공모가 3만2000원 대비 12.5% 하락했다. 이튿날 소폭 반등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돌면서 개인은 주당 평균 2만8600원에 매수했다. 현재 주가 기준 평가손실률은 1%에 불과하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신규 상장한 종목은 10개"라며 "상장 첫날 시초가에 매도할 경우 공모가 대비 평균수익률은 26.3%로 양호한 수익성을 보였으나 종가 매도 시에는 9.4%로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말까지 보유 시 평균 수익률은 -22.9%를 기록했다"며 "전체적으로 종목별 수익률은 하락세로 전환했고 보유 시에도 손실 폭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개인이 신규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가 낭패를 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관투자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관은 한 달 동안 테크윙 주식을 919억원어치 사들였다. 평가 수익률은 12%에 달한다. 기관투자가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평가손실을 기록 중인 상장사는 5개사에 불과하다. 75% 확률로 수익을 내고 있다.
기관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한켐, 씨메스, 와이제이링크, 루미르 등 신규 상장사가 눈에 띈다. 한켐 평균 매도가는 3만1000원으로 공모가 대비 70%가 넘는 수익률을 달성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미국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코스닥 시장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신규주가 개인 자금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고,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매수했다가 개미지옥이 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인과 기관이 사는 종목은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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