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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R&D, 주52시간에 발 묶여…'한국형 면제 제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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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근로 현장에서 제도화된 '주 52시간'이 우리 반도체가 TSMC 등 글로벌 경쟁사들에 밀린 배경으로 지적되며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위 관리직과 전문직, 고소득자는 근로 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제도에 따라 주급 684달러 이상의 고위 관리직 및 행정·전문직, 연 소득 10만7432달러 이상의 고소득 근로자들은 근로시간 규제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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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R&D 경쟁은 결국 '시간 싸움'
엔비디아·TSMC 등은 '밤샘 연구'
근로시간 유연화 없인 경쟁 어려워
업계는 위기의식 고조…정부·국회 응답 주목

일과 삶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근로 현장에서 제도화된 '주 52시간(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이 우리 반도체가 TSMC(대만) 등 글로벌 경쟁사들에 밀린 배경으로 지적되며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이 신기술과 최첨단 제품들을 대거 선보인 '반도체 대전(SEDEX) 2024'이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SK하이닉스에서 선보인 AI에 최적화된 반도체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이 신기술과 최첨단 제품들을 대거 선보인 '반도체 대전(SEDEX) 2024'이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SK하이닉스에서 선보인 AI에 최적화된 반도체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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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반도체 업계에선 우리 기업들이 반도체 시장에서 자랑하던 기술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선 근로시간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장시간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야 하는 인력(R&D)에 대해서만큼은 주 52시간제 적용에 예외를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경쟁하는 일은 결국 '시간의 싸움'인데,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주 52시간제는 반도체 분야에는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론 한국형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White Collar Exemption)’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제도는 미국이 1938년 처음 도입했다. 고위 관리직과 전문직, 고소득자는 근로 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제도에 따라 주급 684달러(약 94만원) 이상의 고위 관리직 및 행정·전문직, 연 소득 10만7432달러(약 1억4800만원) 이상의 고소득 근로자들은 근로시간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일본은 2018년부터 고소득 전문직을 노동 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고도(高度) 프로페셔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금융상품개발, 애널리스트, 신상품 연구개발 등 생산직이 아닌 근로자 중 연 1075만엔(약 97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는 근로 시간 규제에서 제외한다.


이런 업계의 요구는 근로시간에 제약이 없는 해외 기업들의 사례가 알려지며 더욱 힘이 실렸다. TSMC, 엔비디아(미국) 등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근로시간의 규제 없이 밤샘 연구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 우리 기업들로선 추월, 추격의 고삐를 당기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로시간을 개선할 경우, 많이 일했을 때 그에 적절한 보상과 복지도 동반돼야 하는 숙제도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와 국회가 응답할지 주목된다. 아직 국회에서 많은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국가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를 위한 특별법안'에는 근로시간 개선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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