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기구' 정리하더니…새로운 조직 등장
'비난 주도' 조국통일연구원 후신으로 추정
"총체적 위기 처한 尹, 대한민국은 핵제물"
남북관계 단절 작업을 지속해온 북한이 새로운 대남 기구를 등장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윤재앙' 등 막말로 원색적인 비난에 나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른 후속 조치이자,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겨냥한 공세로 풀이된다.
북한 대적연구원은 지난 3일 공개한 '백서'를 통해 "윤재앙이 대한민국을 핵제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대남 비난' 백서를 낸 배경에 대해서는 "천하에 보기 드문 윤석열 괴뢰의 범죄적 정체와 비참한 운명을 만천하에 폭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북한 매체에 대적연구원이라는 기구가 등장한 건 처음이다. 과거에는 대남 공작을 주도해온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조국통일연구원에서 남한 정세를 분석하고 비난하는 백서를 발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두 국가론' 이후 통일 개념이 폐기되면서 통일전선부를 '당 중앙위 10국(대적지도국)'으로 변경했는데, 조국통일연구원의 역할을 이어받은 게 대적연구원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새로운 기구를 통해 대남 비난에 나선 것은 국내 정치적 상황과도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대적연구원은 "천하대결광 윤석열 괴뢰는 지금 임기 절반도 못 되여 전례 없는 총체적 위기에 처하였다"며 "역대 한국 집권자들을 능가하는 반공과 전쟁, 독재와 악정으로 파멸을 재촉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겨냥해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모습이다.
이어 "가장 적대적인 교전국 관계이며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핵보유국의 턱밑에서 안전하게 사는 법을 터득하는 것은 대한민국 통치자들에게 지워진 숙명"이라며 "생존의 비책은 오직 하나, 강약부동의 객관적 현실을 인정하고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않는 것"이라며 "윤석열 괴뢰의 지난 집권 2년 반은 한국 땅을 통째로 핵전쟁의 제물로 만드는 '죽음의 도박'의 연속이였다"고 했다.
한편 '대적연구원'으로 간판을 바꿔 단 것으로 추정되는 조국통일연구원은 '대남 비난'을 담당해온 조직이다. 2011년 백서에선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역도'에 비유했다. 지난해 5월에는 대남 매체를 통해 "남조선 민심은 윤석열 역도에게 탄핵을 선고했다"며 고발장을 기고하기도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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