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경영인학회 글로벌 경쟁력 심포지엄
중국 전기차 생태계와 경쟁력, 韓 전략은?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모빌리티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의 급부상 이유로 가격 경쟁력과 강력한 전기차 생태계, 소프트웨어 기술력 등을 꼽았다. 최근 중국차 업체가 공격적인 해외 공장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중국 대비 비싼 해외 인건비가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1일 한국경영인학회(KALM)는 서울시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글로벌 경쟁력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의 주제는 '중국 전기차 생태계와 경쟁력, 한국의 대응 전략'이다. 양진수 현대차 모빌리티산업 연구실장,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 연구원,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박정규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직교수 등이 참석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양 실장은 "현대차 입장에선 중국업체의 중국 시장 장악도 중요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한 해외 진출이 더 큰 위협"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수출국 1위로 도약했다. 현대차 모빌리티 산업연구실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의 해외 판매 대수는 올해 620만대로 예상된다. 4년 만에 약 6배 이상 급성장한 수치다.
양 실장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업체의) 북미 시장 진출은 쉽지 않겠지만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지역에 공급망 현지화 등 집중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세안 시장 같은 신흥국은 전기차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중국 전기차가 침투율을 빠르게 높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양 실장은 "BYD 같은 업체는 PHEV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며 "반드시 순수 전기차가 아니더라도 중국 업체는 얼마든지 침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임 연구원도 부품 내재화를 통한 BYD의 원가절감 전략에 주목했다. 블룸버그에서 분석한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대당 매출 원가를 살펴보면 BYD는 대당 1만7400달러로 12개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메르세데스-벤츠(7만1400달러)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BYD를 제외한 업체 중 낮은 매출 원가를 기록한 업체는 기아(1만9700달러)와 현대차(1만9800달러)였다. 임 연구원은 "BYD는 재료비가 엄청나게 싸다"며 "배터리와 엔진, 전력반도체 등 거의 모든 부품을 자체적으로 내재화해 생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BYD의 원가절감 전략에도 허점은 있다. 중국에서 생산할 경우 저렴한 인건비로 낮은 원가율을 유지할 수 있지만, 해외 생산이 확대되면 현지 인건비가 올라가면서 지금 같은 원가를 유지하긴 어렵다는 것.
임 연구원은 "지난해 BYD의 임직원 수는 70만명, 기아 는 5만4000명 수준"이라며 "BYD가 해외 현지에서 중국과 같은 임금으로 채용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1년 이상의 BYD 부품사 대금 지급 기간은 유동성이 취약한 부품사에겐 부담"이라며 "BYD가 해외에 나가면서 큰 어려움을 한번 겪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빌리티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의 스마트화,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은 우리 완성차 업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 실장은 "화웨이, 샤오미 같은 중국 IT업체들은 적극적인 제휴 기반으로 하나의 생태계를 조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업체들은 엄청난 생존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며 "결국 살아남는 업체가 전동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에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드웨어(HW) 기술이 뛰어난 한국 완성차 업체가 SW 기술 쪽에선 오히려 중국업체를 배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 연구원은 "SW 기술은 한국이 중국을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좋은 중국의 SW 기업을 인수해 한국의 우수한 HW를 접목, 수출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한국경영인학회 글로벌 경쟁력 포럼(중국 전기차 생태계와 경쟁력, 한국의 대응 전략)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경영인학회)
원본보기 아이콘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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