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대도시의 사랑법' 주인공 고영 역
"성소수자 사랑 다르지 않아…키스만 300번"
쉬는 날엔 요리하고 청소 "한식 다 잘 해"
배우 남윤수는 모델로 데뷔해 연기자로 단숨에 이름을 알렸다. 187cm의 큰 키에 태평양 같은 어깨. 작은 얼굴에는 웃을 때 양 볼 가득 쏙 들어가는 보조개. 청춘의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그의 얼굴은 양가적 매력이 있다. 화려한 외모와 달리 소탈하다. 취미는 요리다. 한식을 좋아해서 주로 만든다. 일이 없는 날엔 집을 청소하며 안정을 찾는다. 지난여름에는 말기신부전증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신장을 이식해드렸다. 의외의 얼굴로 가득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남성과 남성의 사랑 다르지 않아”
지난달 21일 공개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대도시 서울에 사는 청춘 남성 고영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사랑을 배워가는 로맨스다. 2019년 발간해 10만부 이상 팔린 박상영 작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손태겸·허진호·허지영·김세인 감독이 2회씩 총 8회를 차례로 연출했다. 남윤수는 극 중 작가 고영 역을 맡았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엄마(오현경 분)가 암 선고를 받은 가운데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고민한다.
드라마를 쉽게 설명하면 ‘한 남성이 여러 남성 애인과 만나며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남윤수는 “소설을 읽고 감정이 와 닿았다. 슬프고, 행복하기도 하면서 재밌었다”고 떠올렸다. ‘퀴어물’에 거부감이나 편견이 없었다는 그는 “남성과 남성의 로맨스라고 여기지 않았다. 연애하고 사랑하는 건 남성이든 여성이든 같다. 키스도 마찬가지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연애하며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다. 남윤수는 보편성에 중점을 두고, 20대부터 30대까지 연기하며 오르락내리락하는 청춘의 감정을 표현했다. 그는 “고영의 20대는 서툴렀던 내 10~20대 시절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재밌게 살고 싶었고, 마냥 좋았지만 30대가 되면서 생각이 복잡해졌다. 앞으로 뭘 해야 하나, 언제까지 연기를 할 수 있나 불안해졌다. 이러한 감정을 배역의 변화에 녹였다”고 했다.
남윤수는 드라마를 찍으며 300번 이상 상대 남성 배우들과 키스했다. 애정 연기가 부담되진 않았느냐고 묻자 “현장에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며 “나도 다른 배우들도, 현장 스태프들도 탁월한 직업정신을 발휘해 찍었다”고 답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상대를 번갈아 여러 번 찍었는데, 늘 첫 키스가 긴장됐다. 키스를 트고 나선 수월했다. 키스해가면서 맞춰졌다. ‘어떻게 해볼까요?’ ‘살짝 입술만 맞출까요, 진하게 해볼까요?’ 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몰입했다”고 했다.
3~4회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은 앞서 인터뷰에서 “남윤수의 눈빛이 개연성이었다”며 “무수한 고민이 있었는데 눈빛을 보고 마음을 놓았다”고 말했다. 남윤수는 “‘척’하긴 싫었다”며 “실제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고 뽐내면서 연기했다”고 했다.
극 중 네 남자는 불같이 타오르다 뜨겁게 헤어진다. 그 중심에서 서 있던 남윤수는 “남규(권혁 분)가 내 취향”이라며 웃었다. 이어 “실제로 사랑할 땐 무관심한 스타일이지, 잘 챙겨주는 타입은 아니라서 그런 사람에게 끌린다”고 했다. 연애는 편한 만남을 추구한다고. 그는 “상대에게 표현하기보다 ‘말 안 해도 알겠지’ 한다. 일할 때는 휴대전화를 ‘비행 모드’로 해놓고 일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걸 상대가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아버지 신장 이식한 '삼 형제 막내아들'
남윤수는 ‘대도시의 사랑법’을 다 찍고 나서 아버지를 위해 신장 이식 수술을 했다. 부친은 5기 말기신부전을 앓았고, 신장이 정상 기능의 15% 이하로 저하돼 10년 생존율이 25%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삼 형제 중 막내인 남윤수는 지난 6월19일 부친에게 신장 일부를 이식했다. 그는 “아버지가 투석을 받으며 이식을 기다리시겠다고. 수술을 안 받겠다고 하셨지만, 무조건 빨리해드리고 싶었다. 아버지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고민도 안 했다. 큰형은 가정이 있고, 작은형은 사회초년생이고, 어머니는 연세가 있으시다. 어린 내가 회복이 빠르지 않겠냐. 형들한테 의견도 묻지 않고 일주일 뒤에 집에 가서 바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서울 한 병원에서 부친과 나란히 입원해 수술받았다. 남윤수는 얼굴이 알려진 자신은 4인실에서 지냈지만, 부친은 1인실로 모셨다. 그는 “병원에서 사람들이 알아보면서 사진 찍자고 하면 거리낌 없이 찍어드렸다”고 했다.
수술로 인해 활동 공백기가 생기자 한때 ‘남윤수가 건강이 많이 안 좋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남윤수는 이전보다 얼굴이 더 좋아 보였다. 그는 “수술 일주일 뒤에 퇴원하고 한 달 뒤엔 걸어 다녔다. 회복이 빨라서 두 달 뒤엔 운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술을 계기로 금연을 하고 술도 잘 안 먹는다. 예전엔 일주일에 한 번은 무조건 술을 마시고, 과음했지만 이젠 한 달에 한 번 술을 마실까 말까”라고 했다.
남윤수는 요리에 진심이다. KBS2 예능프로그램 ‘편스토랑’에서 다양한 요리 비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쉬는 날엔 집에서 청소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그는 “밥하고 청소하면 하루가 빨리 간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주방을 청소하면 세 시간이 걸린다. 빼서 닦을 거 닦고 버리고 하면 시간이 훌쩍 간다. 청소를 천천히 오래 하는 편”이라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자 자신 있는 요리는 ‘한식’이다. 그는 “양식은 잘 못 하지만 대표적인 한식 요리는 다 가능하다. 특히 국, 찌개 종류는 자신 있다. 간을 기가 막히게 본다”면서 “어렸을 때 부모님이 맞벌이하셔서 각자 밥을 해 먹기 시작하면서 요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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