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 강자’ 김홍택과 홍현지 필드 돌풍
시스템 발전, 코스 매니지먼트와 멘털 도움
골프존 투비전 NX 신기술 실제 필드 재현
G투어 활성화, 올해 20회 대회 개최 확대
시티골프와 TGL 출범 세계시장 경쟁 점입가경
요즘 국내 골프계에 두드러진 현상이 있다. 스크린골프 선수들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필드와 스크린골프(G투어)에 동시 참여하는 남자선수로는 김홍택과 김민수, 여자선수는 홍현지, 정수빈, 박단유, 이선영이 있다. 이 밖에 여자부 황연서, 윤혜림, 심지연과 남자부 전재한은 내년 정규투어 진출이 유력하다.
김홍택은 ‘스크린골프의 제왕’이다. 스크린골프 대회인 G투어에서 13승을 수확한 강자다. 2017년 동아회원권그룹 다이내믹 부산오픈에서 첫 승을 신고했고, 지난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다시 정상에 섰다. 지난달 KPGA투어와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가 공동 주관한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도 ‘국내 멤버’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인 공동 9위를 차지했다.
KLPGA투어에선 ‘스크린골프의 여왕’ 홍현지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G투어 통산 9승을 쌓은 ‘스크린골프의 여왕’이다. 작년 드림(2부)투어에서 우승 이후 올해 정규투어에 합류한 루키다. 지난 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깜짝 선두로 나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지난달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에서 우승 레이스를 펼쳤다. 올해 두 차례 ‘톱 10’, 신인상 포인트 3위다.
김홍택은 스크린골프가 투어 생활에 많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예전에는 샷을 정확하게 읽지 못한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실제 샷을 구현한다"는 김홍택은 "스크린골프가 좋은 성적을 이끈 것은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크린과 필드가 같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마음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시뮬레이터 성능이 향상돼 필드와 비슷한 조건이다. 훈련 효과에 만점"이라면서 "G투어도 피를 말리는 승부가 이어진다. 승부처에서 정신력 강화에 제격이다"고 힘줘 말했다. 홍현지도 같은 의견이다. "스크린골프는 훌륭한 연습 도구다. 볼 스트라이킹뿐 아니라 코스 매니지먼트도 배울 수 있다"고 거들었다.
두 선수의 말처럼 스크린골프의 기술력은 몰라보고 향상됐다. ‘넘버 1’ 스크린골프 기업인 골프존을 보면 된다. 골프존 시뮬레이터는 2008년 1월 골프존 N 출시 이후 2011년 리얼, 2012년 비전, 2014년 비전 플러스, 2016년 투비전, 2018년 투비전 플러스, 2023년 투비전 NX(TWOVISION NX) 시뮬레이터를 출시했다.
투비전 NX는 골프의 차원을 넓혔다. 실제와 같은 생생한 코스를 경험할 수 있는 진화된 그래픽과 고사양 하드웨어를 구현한 골프존의 최신 가맹 전용 시스템이다. 게임 엔진으로써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언리얼 엔진 5‘를 스크린골프 최초로 적용했다. 그린의 라이뿐만 아니라 벙커의 컬러와 질감이 실제 필드처럼 느껴진다.
고사양 PC, 생생한 타격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이크, FHD급 고화질 카메라, 고해상도의 키오스크 등 초고사양 하드웨어를 탑재했다. 국내 유일 32인치 대형 터치모니터로 스와이프 기능을 더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새로운 뷰와 골퍼 맞춤형 연습 기능도 있다. 투비전 NX의 연습장은 드라이빙 레인지, 쇼트게임, 그린 주변 러프와 벙커 샷을 위한 어프로치, 퍼팅 등 4가지 연습 모드로 구성했다.
스크린골프는 프로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를 통해 세를 확장하고 있다. 2012년 출범한 세계 최초 시뮬레이션 프로 골프투어인 G투어가 대표적이다. G투어 총 누적 상금액은 145억원 이상이다. 대회 총상금은 7000만원이다. G투어는 올해 남녀 각각 7차 대회, 챔피언십과 남녀 혼성 대회인 믹스드 컵 4회까지 총 20번의 대회를 개최한다. 1일 현재 남녀 각각 6차 대회, 혼성 2회 차 대회까지 실시했다.
스크린골프 대회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뜨겁다. 골프존은 중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린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도심형 골프장 시티골프(CITY GOLF)를 선보였다.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스템이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프리미엄 골프장‘을 지향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골프 플랫폼 신사업이다.
중국 톈진에 1호를 오픈했다. 시티골프는 티샷부터 어프로치까지는 스크린에서 실시한다. 그린 주변 플레이부터는 스크린이 열리면서 실제 그린 구역에서 플레이가 진행된다. 홀에 따라 그린 구역에서 어프로치샷과 벙커샷도 가능하다. 날씨와 시간 제약 없이 도심 한복판에서도 골퍼들이 스크린을 벗어나 실제 필드에서 플레이하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다. 골프존은 중국 시장을 필두로 전 세계 유명 거점 도시 진출을 목표로 시티골프 신사업을 본격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스크린골프 대회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골프스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그 중심에 서 있다. 두 선수가 핵심인 스크린골프리그(TGL)가 내년 1월 출범한다. 2025년 1월 7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소파이(SoFi) 센터에서 첫 경기를 개최한다. 4월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기 전에 끝나는 일정이다. 이 대회는 2024년 1월 9일 출범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경기장 돔 지붕 붕괴 사고 때문에 1년 연기됐다.
TGL은 우즈와 매킬로이가 공동 창립한 투모로우(TMRW) 스포츠가 만든 스크린골프 리그다. 두 선수 외에 김주형, 콜린 모리카와, 패트릭 캔틀레이, 잰더 쇼플리, 맥스 호마,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이민우, 애덤 스콧(이상 호주) 등이 출전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4명의 선수가 4명씩 6개 팀을 구성해 15홀 매치로 팀 대항전을 벌인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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