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익 추정치 한 달 새 6%가까이 감소
하반기 실적 부진 우려 큰 가운데
실적 전망치 10% 이상 상향된 기업에 주목해야
국내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6%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 전망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오히려 한 달 전보다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집계한 263개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합산액은 61조5956억원이다. 한 달 전(65조3308억원)과 비교해 5.7% 줄었다.
상장사 271곳의 3분기 전망치 합산액 역시 70조5020억원에서 58조5747억원으로 16% 쪼그라들면서 하반기 기업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전망이다. 주요 수출국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금리 인하로 인한 달러 가치 절하 등 수출주 중심의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데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주도주였던 종목들의 실적 눈높이도 점차 내려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실적 대비 저평가됐으며 한 달 전보다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된 업종이나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적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4분기 실적 전망치가 가장 많이 상향되고 있는 종목으론 현대모비스(18.3%)가 있다.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현대모비스는 주주환원 이벤트까지 남아 있어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달 19일 열리는 인베스터데이때 주주환원에 대한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도 현대모비스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려잡았다. 현대모비스 관련 18개 리포트 중 13개가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현대차증권은 35만원에서 14.3% 상향한 40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하기도 했다. 올 4분기 현대모비스 영업이익 추정치는 7812억원으로 한 달 전(6602억원)과 견줘 18% 늘었다.
3분기 흑자전환한 한화오션 역시 한 달 전보다 영업익 추정치가 올라갔지만, 증권가가 바라보는 주가 전망은 밝지 않다.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은 한화오션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수익성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다는 이유에서다.
금리 인하 수혜를 볼 수 있는 삼성증권도 한 달 전보다 영업익 추정치가 16.4% 높아졌다. 삼성증권의 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2020억원으로 한 달 전(1482억원)으로 36% 늘었다. 게임업종에선 엔씨소프트가 4분기 호실적이 기대된다. 증권가에선 엔씨소프트 영업익 추정치를 한 달 전보다 11.8% 올려잡았다. 최근 선보인 ‘쓰론앤리버티(TL)’의 글로벌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주가와 실적의 최악 시점은 어느 정도 지나갔고 TL글로벌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이어지는 신작 출시 효과로 올 4분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업익 전망치 상승 폭이 가장 큰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실적 부진을 이어왔으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42% 급증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지속적으로 우상향 흐름을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의 모기업인 한국투자금융지주도 올 4분기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는 올 초부터 적극적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로 IB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금리 인하 효과로 채권 운용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 4분기 순이익이 2063억원으로 한 달 전(1634억원)에 비해 늘어 올해 당기순이익도 1조원을 가뿐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한전기술, 유진테크, 대상, 한샘 등의 4분기 실적 전망치가 높아진 종목으로 꼽혔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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