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전자폐기물 3~12% 증가
매해 최대 250만t 추가 양산 전망"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으로 글로벌 업체들이 앞다퉈 데이터센터 짓기 경쟁에 나선 가운데 2030년까지 매해 아이폰 130억개를 폐기하는 수준의 전자폐기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재활용이 어려운 전자폐기물을 양산해 실질적인 환경 파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중국과학원과 이스라엘 라이히만대학 연구원들이 분석한 자료를 인용해 AI 붐으로 인해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전자폐기물이 현재보다 3~12%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매해 전자폐기물이 최대 250만t이 추가 양산되는 것으로, 1년에 아이폰 130억개를 버리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는 엔비디아 H100와 같은 AI 반도체 등 활용한 컴퓨터 서버를 3년에 한 번 폐기할 때 발생하는 폐기물을 기반으로 추정한 수치다. 냉각 시스템 등 일부 폐기물은 연구에 포함하지 않았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AI 활용을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과 업그레이드에 막대한 투자가 쏟아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폐기물 증가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폐기물은 재활용도 쉽지 않다. 유엔(UN)이 낸 전자폐기물 관련 연례 보고서를 보면 2022년 중 발생한 전자폐기물 가운데 재활용된 비율은 22.3%에 불과했다. 유엔은 이 규모가 2030년 2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재활용률을 60%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이로 인한 경제적 이득이 비용보다 380억달러(약 52조40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WP는 서구에서 버려지는 컴퓨터와 일부 전자제품은 저소득 국가로 수출돼 이를 분해, 구리를 비롯한 각종 금속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저임금 노동자가 수은, 납 등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 중 하나인 아사프 차코어 라이히만대 교수는 "AI 하드웨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영향이 종종 간과되곤 하는데 이번 연구로 이 문제에 주목하길 바란다"며 "AI는 에너지 소비, 탄소 배출을 넘어선 실질적인 환경 비용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AI 붐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을 연구하는 회사인 허깅페이스의 사샤 루치오니 연구원은 "(AI와 관련해) 모두가 더 크고 빠른 것이 좋다며 쏠리는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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