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현대차 주총 표대결 기권 예상된다"
"한화 김동관, LG 구광모 공과 사 구분해야" 조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31일 "전혀 예상치 못한 고려아연 대규모 유상증자는 자본시장 관점에서 시장교란 행위"라고 논평했다.
포럼은 "남은 주주 관점에서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날 고려아연 이사회가 유상증자를 위한 373만 신주발행을 결의한 것에 대해 "주주에게는 메가톤급 충격이었다"며 "차입을 통해 89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67만원(예정가)에 주식을 발행하는 자해전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덧붙여 "회사의 주인이 (전체) 주주라고 생각한다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언급했다.
전날 고려아연 주가는 하한가까지 폭락해 108만1000원에 마감했다. 포럼은 "기업은 성장과 주주환원을 통해 밸류업을 추구해야 한다"며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거버넌스를 개선하면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자본시장 발전이 촉진된다"고 말했다. 이어 "2.5조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는 기준주주 입장에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며 "금융당국은 '예측가능성'과 '투자자보호' 측면에서 고려아연 이사회의 결의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보잉은 지난 29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약 210억달러(28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보잉은 현재 파업으로 항공기 조립이 중단됐고 손실은 누적되고 있다. 보잉은 이미 수 주 전 유상증자 및 차입금 증가 가능성을 시장에 알렸고, 주주들은 이미 예상했으므로 증자 발표 당일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포럼은 "경영진이 믿음을 주고 주주와 소통하는 '예측가능성'은 상장기업의 핵심 덕목"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상증자의 필요성 관점에서 고려아연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런 재무상태를 야기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할 때 이런 점을 예상못한 것인지 회사 경영진과 이사회에 묻고 싶다"고 언급했다.
또한 "올해 초부터 윤석열 정부는 상장기업의 밸류업을 독려했는데 이번 이사회 결의는 주가 추락에서 보듯이 '밸류파괴'하는 자본시장 교란행위라 판단된다"며 "이는 고려아연 일개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울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고 전했다.
포럼은 ▲남은 주주 가치 희석 우려 ▲유상증자 필요성, 공모가 산정방식, 제3의 전문가 의견 등 절차적 정당성 확보 여부 ▲주주를 보호해야 할 이사회 독립성 및 선관주의에 대한 우려 등 3가지 이유로 고려아연 이사회 결의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무이론에서 의사결정의 기본원칙은 신규 주주나 매각하고 떠나는 주주가 아닌, 기존 주주의 이익극대화"라며 "고려아연은 지금의 행태와 정반대로 고가에 유상증가하고 저가에 자사주 매입을 했어야 기존주주의 이익이 극대화된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최윤범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하는 현대차 , 한화 , LG 그룹 지배주주들은 공시와 뉴스를 보고 대단히 놀랐을 것"이라며 "이미 현대차에서 파견한 기타비상무이사는 고려아연 이사회를 수차례 불참했다. 짐작컨대 현대차는 유상증자, 주총 표대결에서 각각 불참, 기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화 김동관 부회장과 LG 구광모 회장은 공과 사를 구분해 본인 개인자금이 아닌 일반주주 돈으로 지인을 도와주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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