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가 내년 한국 경제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수출증가세는 이어지겠지만 미·중 무역 갈등 등의 요인으로 속도는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시장은 한국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이어지겠으며, 주택시장은 입주 물량 감소로 인해 실수요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5 경제·금융시장'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망치 2.1%는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 전망치와 같고, 현대경제연구원(2.2%)보다는 소폭 낮다. 국제기구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2%, 아시아개발은행(ADB)이 2.3%로 전망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내년 한국 경제 GDP 성장률을 2.1%로 전망한 배경으로 내수 회복을 꼽았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이 각각 2.0%와 4.1%로 올해 대비 개선되며 GDP 성장률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 하락 및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개선되며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안정이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시키며 설비투자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반면 건설투자는 착공 및 인허가 등 선행지표 감소 악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올해에 이어 역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5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감축으로 정부의 재정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출은 IT(정보기술)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가겠지만, 증가 속도는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내년도 통관 수출이 4.9% 증가할 것으로 봤으나, 글로벌 경기둔화 및 미·중 무역 갈등과 같은 대외 리스크가 수출에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올해와 유사한 수준, 소비자 물가는 연평균 2.0% 상승으로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에 부합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 유가 하락과 환율 안정이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일 것으로 보여, 기대 인플레이션도 안정적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내년 경제전망이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도 상존한다고 봤다.
정유탁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되거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경우 한국 수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대내적으로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내수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도 금융시장 여건은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금융안정 이슈로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비해 적은 두세 차례 금리 인하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금리(국고채 3년 금리 평균)는 올해 3.12%에서 내년 2.57%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김완중 선임연구위원은 "국고채 만기 전 구간이 이미 기준금리 3회 인하를 반영하고 있어 향후 시장금리 낙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 양호한 경상수지 흐름에 힘입어 하락세(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2025년 연평균 1295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거주자의 해외 투자 증가와 미·중 경기 둔화가 원화 강세 속도를 늦출 것으로 판단했다.
진옥희 연구원은 "미중 갈등과 엔 캐리 자금 추가 청산 등 잔존한 대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도 주택가격은 매수심리가 개선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레스 DSR 단계별 확대, 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으로 수요자의 차입여력은 축소되나 공급부족 우려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주택자 규제가 유지되고 지방 미분양도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기대감이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위 '똘똘한 한 채'선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서진 수석연구원은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 풍부한 수도권에서 아파트 입주물량이 이미 감소하고 있어 매수자가 체감하는 공급 감소는 더 클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개시되더라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해 매수자의 실질 차입여력이 늘어나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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