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삼성 가전제품 판매 총괄
금성사와 치열한 영업전쟁
1988년 최진실 광고에 기여
삼성전기·삼성종합화학 등서도 두각
1980년대 국내에서 삼성전자의 가전제품 판매를 총괄하며 금성사(현 LG전자)와 치열한 영업 전쟁을 벌인 황선두 전 삼성전자 국내판매 총괄 부사장(삼성종합화학 사장)이 13일 오후 5시50분께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1940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1964년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5년 12월 삼성그룹 공채 7기로 입사했다. 1981년에는 제일모직 상무로 승진했다. 제일모직과 제일합섬에선 주로 관리 업무를 맡았지만 1984년 삼성전자 전무로 옮기면서 영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국내 가전제품 시장에서 금성에 밀리고 있었다. 고인은 금성을 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국내 판매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한 1988년에는 당대 신예 스타 최진실(1968∼2008)씨를 모델로 내세워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비디오테이프 재생·녹화 장치(VTR) 광고를 내보내는 데 기여했다. 이 광고로 삼성전자는 가전시장에서 처음으로 금성을 앞질렀다.
1991년에는 삼성전기 대표이사로 일하며 전자 부품 제조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 국내로 역수입하는 국제분업 체제를 강화했다. 고인이 사장으로 있던 1992∼1996년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은 한국비료를 인수, 현대와 함께 우리나라 석유화학 부문 수출구조 흑자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1994년엔 삼성그룹 화학소그룹장을 겸임했다. 1997년 삼성정밀 상담역을 거쳐 2000년 삼성정밀화학 고문을 지냈다. 1991년 은탑산업훈장과 5억불 수출의 탑, 1996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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