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4명 사망, 58명 부상
초저공비행한 자폭드론 추적놓쳐
첨단 방공망 기술을 자랑하는 이스라엘군의 '아이언돔'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대규모 자폭 무인기(드론) 공격을 막지 못해 4명의 군인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는 피해가 발생했다. 헤즈볼라의 드론 비행체 중 일부가 레이더망을 피해 초저공비행 공격을 하면서 아이언돔이 미처 대비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의 추가적인 공습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미국 정부도 이스라엘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추가 지원한다고 밝히며 효과적인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4명 사망…초저공비행 드론 못 잡아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비냐미나 인근 군사기지에서 헤즈볼라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군인 4명이 숨지고 58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현장에 구급차들이 급파되는 모습.[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현지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비냐미나 인근 골라니 여단 부대의 군사기지에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자폭 드론이 떨어져 군인 4명이 숨지고 58명이 상처를 입었다. 드론 공격이 발생할 당시 이스라엘군은 드론 공격을 감지하지 못했고, 공습경보도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습 직후 헤즈볼라는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북부 비냐이나 마을의 골라니 여단 부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며 "22명이 숨진 지난 10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방공망이라 자평하는 아이언돔 시스템이 헤즈볼라의 드론을 인식조차 못 했다는 사실에 이스라엘군 안팎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해당 기지에 떨어진 자폭 드론은 이란산의 '아바빌-T'라 불리는 드론으로 헤즈볼라의 주된 공습용 드론"이라며 "당일 2대의 드론이 군 기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어 1대는 격추됐으나 다른 1대가 초저공비행을 한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레이더망에서 사라졌다. 이스라엘군도 해당 드론이 그대로 추락했거나 다른 전투기에 격추된 것으로 판단해 경보를 울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당장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공습경보 없이 어떻게 자폭 드론이 기지를 침입, 공격할 수 있었는지 조사할 것"이라며 "실제로 확인되지 않은 공격에 대한 소문을 퍼뜨려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美, 이스라엘에 사드 추가 지원…이란 추가공격 우려
이란의 추가 공습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미국 정부도 이스라엘에 사드 포대 추가 지원에 나섰다. CNN에 따르면 이날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이스라엘에 추가 사드배치를 승인했다"며 "이번 조치는 이란의 추가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고 이스라엘 내 미국인을 보호하겠다는 미국의 철통같은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즈볼라에 이어 이란도 대규모 드론이나 탄도미사일 공격에 나설 경우, 아이언돔의 방어체계에 허점이 많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200여기에 달하는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 중 32기가 미처 아이언돔에 의해 격추되지 못하고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 주변 도로에 떨어지며 허점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이란 정부는 외교적인 평화해법을 위해 노력한다면서도 전면적인 보복 가능성도 함께 시사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우리는 최근 며칠 동안 지역 내 전면적을 억제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도 "우리 국민과 이익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는 레드라인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이란의 보복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로 분석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테슬라보다 낫다, 무서울 정도"…외신도 깜짝 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