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3만달러 이하 책정 예상"
시장 반응은 글쎄
테슬라의 비밀병기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온 로보택시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테슬라는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 위치한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에서 '위 로봇'(We, Robot) 행사를 열고 로보택시 프로토타입 '사이버캡'을 공개했다.
2인승 사이버캡을 타고 스튜디오를 누비며 등장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의 미래가 도래했다"며 "오늘 밤 완전자율주행차(FSD) 50대가 이곳에 있으며 이들 Y 모델과 사이버캡 모두 무인 자동차"라고 밝혔다.
2도어로 디자인된 사이버캡은 핸들과 페달이 없으며 무선 충전 방식을 사용한다. 머스크 CEO는 사이버캡이 2026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며 가격은 3만달러(약 4000만원) 이하로 책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운영비는 마일당 20센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 CEO는 "우리는 규제당국이 승인하는 지역에서 모델 3, 모델 Y, 모델 S 등 테슬라의 모든 차량을 통해 로보택시를 경험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르면 내년부터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주에선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최대 20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자율주행 콘셉트카 '로보반'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도 등장했다. 머스크 CEO는 "장기적으로 옵티머스 로봇 가격이 2~3만달러로 책정될 것"이라며 "이날 행사장의 음료 서빙도 이들이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엑스(X·옛 트위터)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된 행사 영상에는 옵티머스 로봇들이 관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음료를 건네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다소 차가웠다. 행사 초반 사이버캡의 합리적인 가격 발표 소식과 함께 시간 외 거래에서 3.5%가량 상승했던 테슬라 주가는 행사 막바지에 다다르자 상승분을 반납하며 장중 한때 -5%를 기록하기도 했다.
트리플디 트레이딩의 주식 트레이더 데니스 딕은 "주주로서 꽤 실망스럽다"며 "모든 것이 멋진 듯하지만, 시장은 더 확실한 타임라인을 원했고, 머스크는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CEO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완전자율주행이 운전자의 개입 없이도 온전히 구동되고 규제당국의 문턱까지 넘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보택시 분야는 테슬라의 사이버캡뿐만 아니라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웨이모', 제너럴모터스(GM)의 '크루즈'도 진출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알파벳은 지난 7월 웨이모에 수년간 50억달러(약 7조원)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크루즈의 경우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셔틀 '오리진'의 운행 허가를 받았으나 잇따른 사고 이후 생산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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