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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韓, WGBI 편입…외화 유치엔 청신호, 원화 절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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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74조원 규모 자금
국내 국채시장 유입
국고발행 확대 부담 완화
시장 금리 안정화에 기여
원·달러 환율 효과 평가는 갈려

한국이 원화 국고채 시장의 숙원이었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이뤄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WGBI 편입 결정에 따라 내년부터 74조원 규모의 해외 투자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금리 안정에 따른 정부·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절감, 안정적 재정 운용 확보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지난 8일(현지시간) 내년 11월부터 한국을 WGBI에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WGBI는 블룸버그·바클레이스 글로벌 종합지수,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와 함께 글로벌 3대 채권지수로 꼽힌다.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 국채와 더불어 중국·멕시코·말레이시아 등 신흥국 국채 등 총 25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으며, 추종 자금은 2조5000억~3조달러(약 3372조5000억~4047조원)로 추산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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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SE 러셀은 통상 매년 3월과 9월 WGBI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데, WGBI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국채시장 규모 500억달러 이상, 국가 신용등급 A- 이상(S&P 기준) 등 정량적 기준과 함께 '시장 접근성'으로 불리는 정성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한국은 그간 시장 접근성 제고를 위해 국채통합계좌 개통, 외환거래시간 연장 등과 함께 외국인의 국채투자 비과세, 외국인 투자자등록제(IRC) 폐지 등을 시행하는 등 제도 개선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FTSE 러셀은 이번 평가에서 시장 접근성을 편입 요건에 해당하는 레벨2로 높였다. FTSE 러셀은 "한국이 2022년 9월 WGBI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최초로 등재된 후 국채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 WGBI 편입 요건인 시장 접근성 레벨2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번 WGBI 편입 결정을 두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FTSE 규정에 따르면 시장 접근성 레벨이 상향 조정된 이후 적어도 6개월이 지나야 WGBI에 편입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한국이 가장 빠르게 WGBI에 편입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올해 9월 시장 접근성 레벨2 상향, 내년 3월 편입이었다. 제도적 접근성이 높아지더라도 바뀐 시장 제도에 대해 실제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시장 접근성은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닌 실무 이행에 대한 투자자의 피드백에 기반하고 있다. WGBI 편입은 글로벌 운용사들 간의 찬반 회의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데, 회의 결과를 반영하는 시차 등을 고려하면 이번 9월 편입 확정은 고무적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공통적인 평가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WGBI 편입 발표 브리핑에서 "국채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컸고 이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잘 설명함으로써 기회가 빨리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현지 국채 투자기관 대상 라운드테이블을 도쿄·홍콩·런던·싱가포르 등에서 총 9차례 진행하며, 제도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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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WGBI 편입이 시장금리 안정화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WGBI 편입 비중은 2.22%로, 편입국가들 가운데 미국·일본·중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에 이어 9번째로 큰 규모다. WGBI 지수 추종 자금 규모를 다소 보수적인 2조5000억달러로 잡아도 내년부터 약 550억달러(약 74조1950억원) 규모의 자금이 국내 국채시장으로 유입된다. 내년 국채 순발행 규모가 83조7000억원임을 감안할 때 74조원가량의 유례없이 큰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고 발행 순증 확대 물량에 대한 부담 완화와 시장 금리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제 편입 시기는 내년 11월에 실시되지만 다른 국가들의 편입 사례와 외인 자금 동향 등을 감안하면 내년 3월부터 의미 있는 사전 유입이 시작될 것"이라며 "기재부도 이를 고려해 내년 국채 발행 시 상반기 발행 비중을 올해보다 줄이고 하반기에 발행량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안정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갈린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외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원화 절상 효과를 가질 가능성을 타진한다. 향후 2년에 걸쳐 4% 전후의 원화 절상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앞서 WGBI에 편입된 선진국 사례에서 환율 하락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화 조달에는 호재이지만 원·달러 현물 시장에는 유의미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보다 먼저 2010년 4월 WGBI 편입된 멕시코의 경우 편입 발표 후 2일간 페소 환율이 1.3% 하락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또한 랜드화가 1% 이상 절상 효과가 있었지만 효과가 한 달 이상 지속하지 않았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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