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빅테크 '넷이즈'서 근무한 경험 전해
오후 10시 퇴근에 자정 넘기는 일도 많아
악명 높은 중국 근로 시간의 상징인 일명 '996 근무제(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를 직접 경험해 본 영국인이 화제다. 그는 중국의 게임 대기업 '넷이즈'에서 근무한 경험담을 최근 온라인상에 공유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받은 한 영국인 청년의 일화를 전했다. 영국 요크셔 출신인 잭 포스다이크는 2022년 중국 광저우에 있는 넷이즈에 입사했다고 한다. 2년 뒤인 올해 1월엔 게임 디자인 직무를 맡았고, 4월에는 업무량이 더 증가했다.
결국 그는 중국의 악명 높은 '996 근무제'를 경험하게 됐다고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제 일하는 업무 방식이다. 그의 업무시간은 주당 80시간을 넘어설 때도 있었다.
그는 넷이즈에서 일했던 경험에 대해 "매일 오전 10시에 일을 시작했다. 4월 당시 제 표준 퇴근 시간은 오후 10시였고, 때로는 자정을 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 회사에서 초과 근무는 의무 사항은 아니었으나, 잭은 '팀원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일념만으로 살인적인 업무 강도를 버텨냈다고 한다.
결국 단 한 달 만에 그는 SNS에 수척해진 자기 사진을 올리며 '왜 이 직무를 수락했을까'라며 자조적인 글을 게재했다고 한다. 잭의 글은 중국 현지에서도 수많은 누리꾼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26만5000회 이상 조회됐다. 다만 그는 "중국 노동 문화에 대한 불평을 의도한 게 아니"라며 "저는 게임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즐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잭은 지난 6월 넷이즈의 일자리 감축 여파로 직장을 잃었다고 한다.
중국의 IT 산업은 과도한 업무 시간으로 유명하다. 텐센트 등 유명 게임 기업은 직원의 과로를 막기 위해 '오후 6시 퇴근 권고' 등 여러 사내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IT 산업 불황의 여파로 일자리 수가 줄어들면서 업무 강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던 목소리도 위축됐다고 한다.
잭은 "996은 장기적으로 (중국 IT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친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하면 많은 인재를 잃게 된다"고 자신의 SNS 계정에 썼다. 그는 "사람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업무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해고 이후 광저우를 떠나 하얼빈으로 이사했다는 그는 "아직은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지 않다"며 "996 근무제를 이렇게 빨리 다시 경험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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