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상승·오후 하락, 결국 2600 하회
외국인 '셀 코리아' 5000억여원 순매도
지수 하락 속 화장품 등 중국 관련주 강세
코스피 지수가 7거래일만에 하락 마감했다.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미국 증시,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신설까지 훈풍이 불어올 만한 요소가 제법 있었지만 결국 후퇴하고 말았다.
코스피는 25일 전장 대비 35.36포인트(1.34%) 하락한 2596.32에 거래를 마쳤다. '전강후약'의 장세였다. 전 거래일보다 21.03포인트 오른 2652.71에 출발한 코스피는 장 초반 최고 2663.36을 찍고 오전에 2630선에서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오후 들어 매도 물량 출회가 거세지며 결국 장 막판 2600선을 내주고 말았다. 이로써 지난 12일부터 6거래일 연속 이어온 상승을 멈췄다. 3거래일만에 종가 기준 2600도 하회했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개인이 356억원, 기관이 5495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그러나 외국인이 572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날 전개된 '전강후약' 장세 속에서도 오전과 오후 일관되게 매도를 고수했다.
357종목이 오름세, 518종목이 내림세로 마감했다. 59종목이 보합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SK하이닉스 (1.10%)와 LG에너지솔루션 (0.12%)만 상승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전날 밤 사이 엔비디아가 약 4%,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 넘게 올랐음에도 국내 반도체주들은 별반 힘을 쓰지 못했다.특히 전날 한국거래소가 신설한 '밸류업 지수' 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한 KB금융 의 하락폭이 가장 깊었다. KB금융은 4.76% 내렸다. 금융지주 '대장'이 빠지면서 일각에서는 신설 지수 선정 기준에 대해 의문도 나오고 있다.
이날 돋보인 것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으로 부각된 중국 관련주였다. 특히 중국 시장의 영향력이 큰 'K뷰티'의 선도 주자 화장품주가 들썩였다. 화장품 업계 '양강'으로 분류되는 아모레퍼시픽 (9.04%)과 LG생활건강 (5.35%)이 5% 넘는 강세를 보였다. 아모레지주사인 아모레G 도 4.17% 상승했다. 2분기 중국 실적 부진으로 폭락을 겪기도 했던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익스포져(위험 노출액)'가 여전히 크다는 점이 이날 주가 변동에서 나타난 셈이다. 국내 대표 화장품 제조사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 (5.94%), 제이준코스메틱 (4.70%) 등도 좋은 흐름을 보였다.
김지원·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에 편입 제외된 종목을 중심으로 한 실망 매물이 지수를 끌어내리며 하락 전환으로 마감했다"며 "특히, 밸류업 정책 핵심 수혜주로 주목 받았던 금융주는 매물 출회가 심했고, 반도체주는 양호했지만 마이크론 실적 발표(26일 예정)을 앞두고 경계감이 유지됐다"고 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05%(8.05포인트) 하락한 759.30에 마감했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개인이 359억원, 외국인이 115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437억원을 순매도했다.
780종목이 오름세, 789종목이 내림세였다. 보합은 116종목이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반도체 관련주인 리노공업 (0.15%)을 제외하고 모조리 하락했다. 특히 알테오젠 (-6.37%)과 삼천당제약 (-6.35%), 휴젤 (-3.17%) 등 코스닥 대표 바이오주의 하락 폭이 깊었다. '중국 관련주 열풍'은 코스닥도 마찬가지였다. 코스닥에 상장된 중국 기업 11곳 중 9곳은 상승, 1곳은 보합, 1곳은 하락으로 마감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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