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만 상하이 강타한 가장 강력한 태풍
창문·건물 구조물·지붕 등 통째로 날아가
제13호 태풍 '버빙카'(BEBINCA)가 중국 상하이를 휩쓸면서 주민 40만명 이상이 대피한 가운데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버빙카로 인해 건물 외벽과 유리창 등이 통째로 날아가 버리는 모습이 퍼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오전 7시 30분께 버빙카가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 상륙했다고 전했다. 당시 태풍 중심 기압은 중심기압은 955hPa(헥토파스칼)이었으며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42㎧에 달했다. 일부 현지 매체는 1949년 '글로리아' 이후 75년 만에 상하이를 관통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글로리아 상륙 당시에는 16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빙카의 역대급 위력은 웨이보 등 현지 SNS는 물론 엑스(X·옛 트위터)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건물 외벽이 종잇장처럼 힘없이 날아가거나, 유리창이 강풍에 날아갔다가 다른 창문들을 깨트리며 추락하거나, 지붕이 통째로 뜯겨나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 넘어지고 거리 구조물이 파손된 모습도 보였다.
중국 중앙TV(CCTV)에서는 강풍 속에서 취재기자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강한 바람을 맞으며 생방송을 진행하는 모습도 전해졌다.
아울러 570편의 여객 열차뿐 아니라 푸둥 공항과 훙차오 공항에서 출발하는 14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로이터는 "중추절(추석) 연휴(15~17일)에 들어간 상황에서, 많은 사람의 여행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추절 연휴 기간 발생한 태풍은 경제 침체로 인해 절실했던 중국인들의 소비를 방해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버빙카가 인구가 2500만 명 이상인 거대 도시인 상하이에 도달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40만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고 상하이 전역에서 1만 그루 이상의 나무가 쓰러졌다. 배치된 구조 대원은 5만 6000명에 이른다. 다만 구체적인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는 아직 집계되고 있지 않다. 앞서 이달 초 중국 남부 지역을 강타한 11호 태풍 야기로 사망자 4명과 부상자 95명이 발생했다. 이 태풍으로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시가 입은 경제적 손실만 263억 2400만 위안(약 4조 9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버빙카가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열대 폭풍으로 세력이 약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륙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릴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60㎜ 이상의 비가 예보됐다.
한편 전날 밤 괌 부근에서 발생한 제14호 태풍 '풀라산'(PULASAN)도 오는 19일께 저장성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6만명이 넘는 구조 인력 등을 배치해 이를 대비하고 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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