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법정동 467곳 소개 프로젝트
전시 지도에 '오빠 사랑해' 등 낙서
범인 못 잡아…CCTV 확인 중
서울 법정동 467곳을 모두 찾아 소개하겠다는 취지로 기획한 재한 네덜란드인의 지도 전시회가 낙서 테러로 중단됐다.
유튜브 채널 '아이고바트(iGoBart)'의 운영자인 바트 반 그늑튼씨(31)는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글에서 "몇 명의 미친 사람들이 제 지도를 파손했다"며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지난 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자신이 방문했던 서울의 동(洞)을 여러 가지 색으로 다채롭게 칠한 지도를 선보이는 전시회 '내 동네 탐방 : 467개 동네를 찾아서'를 가질 계획이었다. 그늑튼씨는 이 전시 기획 의도에 대해 "서울의 잘 알려지지 않은 동네들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방문자들이 이런 숨겨진 공간들을 탐험하고 곧 사라질지도 모를 이곳들을 함께 기록하고 보존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관람객들이 지도 위에 낙서 테러를 해 전시회는 예정보다 빨리 막을 내리게 됐다.
그늑튼씨가 공개한 사진 속 지도에는 "오XX 앨범 화이팅!", "오빠 사랑해 ♡", "한XX 고생 끝 행복 시작 응원한다" 등의 여러 개의 낙서가 붉은색과 초록색 펜으로 돼 있었다. 그는 "CCTV를 뒤지고 있지만 저는 정말 아무것도 할 힘이 없다"면서 "이 지도에 피땀과 눈물을 흘리고 돈을 투자했는데 누군가가 이렇게 지도를 망가뜨리다니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체 무슨 일이죠? 이 메시지를 읽으셨다면 자수하세요"라며 "당신은 팬이 아니다"라고 낙서한 사람을 비난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이 이 전시회의 마지막 날이라고 결정했다"면서 "저 없이 더 이상 지도가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오늘 저는 갤러리에 있을 예정이다"라고 썼다.
이 게시물을 읽은 누리꾼들은 그늑튼씨를 위로하는 한편 낙서한 범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댓글에서 "꼭 법적 조치 취해달라. 뜨거운 맛을 봐야 한다", "뭐라고 위로 해야 할지…몰상식한 사람들 찾아서 꼭 처벌했으면 좋겠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하다", "너무 속상하다",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늑튼씨는 라드바우드대학교에서 갈등, 영토, 정체성에 대한 인문 지리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전업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구독자 수 22만명인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북한, 한국 여행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다큐멘터리 브이로그가 올라오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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