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전에 출마한 후보들이 중의원(하원) 해산 시기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후임을 뽑는 오는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어느 후보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중의원 해산을 통한 조기 총선 시기가 상당히 달라질 전망이다.
유력 후보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15일 공영 방송 NHK의 토론 프로그램인 '일요토론'에 출연해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 시기 관련 "(총재에 선출되면) 최대한 조기에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일반인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함께 1위를 다퉈온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지난 6일 출마 회견 때부터 중의원 해산을 통한 조기 총선 실시 의지를 밝혀 왔다.
일본은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할 권한을 가진다. 이를 통해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종종 국정 운영의 전기를 마련해 왔다. 현 중의원의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그러나 이시바 전 간사장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의견에 대해 "주권자는 국민인데 자민당 사정만으로 마음대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냐며 "국회에서 야당과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후보 토론회에서도 "국민에게 판단 재료를 제공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고 새 총리의 책임"이라며 국회에서 여야 간 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른 후보들도 NHK 일요토론에서 중의원 조기 해산을 둘러싸고 온도 차를 보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중의원 임기가 1년 남아 적절한 시기에 해산할 것"이라고 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해산에는 대의가 필요하다"며 "새 정권이 무엇을 하려는지를 알 수 있는 형태로 필요하면 행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조기 총선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당선될 경우 이르면 내달에도 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 반면 충분한 논의를 강조하는 이시바 전 간사장 등 다른 후보가 뽑히면 상당히 순연될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고이즈미 후보가 승리하면 10월 1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지명돼 당과 내각 인사를 한 뒤 이르면 같은 달 9일 중의원을 해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부상하고 있다"며 "다른 후보가 당선되면 해산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이즈미 후보 당선 시 거론될 수 있는 투표일로 이달 27일, 11월 3일과 10일 등을 제시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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