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태아 낙태' 다른 병원 의사가 수술…살인 혐의 입건

환자 알선 브로커도 입건

경찰이 '36주 차 태아 임신중절(낙태)'을 수술한 집도의를 특정해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12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36주 차 임산부에게 낙태 수술을 진행한 산부인과 전문의 A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초 수도권 소재 병원 원장 B씨가 낙태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봤으나, 실제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따로 있었다. A씨는 해당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 소속의 산부인과 전문의로 경찰 조사에서 집도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온라인상에 낙태 광고물을 올리고 환자를 알선한 브로커 C씨도 의료법 위반으로 추가 입건했다. C씨는 병원 관계자가 아닌 인물로 인터넷 블로그에 '36주 차 임산부도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광고물을 올려 홍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낙태 수술을 받은 20대 유튜버의 지인은 인터넷에 올라온 해당 광고물을 보고 수술 가능 여부를 알려줬고, 해당 여성이 병원을 찾아갔다. C씨는 환자를 알선한 대가로 일정액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 유튜버, 병원 원장, 집도의, 브로커, 보조 의료진 등 총 8명을 입건하고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관련자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을 중심으로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향후 수사 경과를 보고 구속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