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의사 '블랙리스트' 제작자도 수사 중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최근 의사·의대생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환자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정부는 이 글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로 하면서도 "선배들이 바로잡아 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1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 나선 자리에서 "일부 의사, 또는 의대생의 잘못된 인식과 행동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의료계에서도 환자 곁을 지키고 계신 의료진들의 노고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젊은 의사, 의대생이 주로 모인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선 의료 공백 사태로 벌어진 일명 '환자 뺑뺑이' 사례를 비꼬는 패륜적 글이 올라온 바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환자들이 매일 1000명씩 죽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 없음", "개돼지들 동정심 안 든다", "너희들이 이렇게 만들었잖아" 등 충격적인 수위의 비하 발언도 나왔다.
논란이 커진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이날 관련 증거를 확보한 뒤 글 게시자를 대상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정부는 복귀 전공의, 병원에서 일하는 전임의, 학교로 돌아간 의대생 등 2500여명의 실명과 학번, 근무지 정보 등을 담은 블랙리스트인 일명 '감사한 의사' 명단에 대해서도 수사하기로 했다. 해당 명단은 일터로 복귀하기로 한 의료 인력이나 응급실 근무 의사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도 서슴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 실장은 "(명단을 제작한) 용의자 2명을 특정해 범죄 행위를 규명 중"이라며 "추가 3명에 대해선 스토킹처벌법 위반 방조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고, 관련자들도 추적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진료 중인 의사의 명단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행위는 엄연한 범죄 행위"라며 "정부는 범부처 협력을 강화해 중한 행위자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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