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음주 운전 및 도주 사건 공개
음주 여부 묻는 경찰관 매달고 차량 출발
"도주 이후 술 먹었다" 음주 운전 부인
음주 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차량에 매단 채 도주한 운전자가 검거됐다. 9일 서울경찰청 유튜브 채널에는 최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서 발생한 음주 운전 및 도주 사건을 다룬 영상이 올라왔다. 당시 경찰은 음주 운전이 의심된다는 최초 신고가 접수돼 출동했으며, 신고자가 진술한 피의자의 이동 경로와 예상 이동 경로에 경찰관들이 배치됐다.
피의자의 차적지로 출동한 경찰관들은 지하 주차장 내 해당 차량이 있는지 수색했다. 차량이 아직 없는 것을 확인하고 피의자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서 잠복을 시작했다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대로 피의자 차량이 나타났고 경찰은 즉시 차량을 막아섰다. 경찰관이 피의자에게 창문을 내려보라고 했으나, 피의자는 머뭇거리며 창문을 내리지 않았다. 창문을 내리라고 계속 지시한 뒤에야 피의자는 창문을 내리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이 사건을 소개한 서울서부경찰서 정현욱 경장은 "운전자의 차 안에서 술 냄새가 많이 나고, 혈색과 표정으로 보아 술을 마신 상태였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관이 하차 요구를 하며 술을 마셨냐고 물어보자, 피의자는 도주를 감행했다. 이에 경찰관은 피의자 차량의 핸들과 피의자의 팔을 붙잡고 "당장 멈추라"고 소리를 지르며 차량의 속도에 맞춰 빠르게 뛰어갔다. 그런데도 피의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속도를 올렸고 경찰관은 더 쫓아가지 못하겠다고 판단해 멈춰 섰다. 이후 즉시 112 치안 종합상황실에 피의자의 인상착의와 도주 사실을 알리고 주변 경찰관들과 관제센터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 큰 사고가 발생할 것을 염려한 경찰은 피의자의 집으로 찾아가 피의자 아내에게 자수를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으나, 피의자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관제센터를 확인하고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고, 도주 2시간 만에 해당 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피의자는 이미 차량을 버리고 도주한 상태였다.
다만 경찰이 건물 관리자인 척하며 피의자에게 전화를 걸어 차를 빼달라고 하자 피의자는 20분 뒤 현장에 스스로 나타났다. 그는 주변을 수색하던 경찰관을 발견한 뒤 다시 도주를 시도했으나, 경찰관이 20~30m가량을 추격해 긴급 체포했다. 이후 피의자는 호흡 음주 측정에 불응하고 채혈을 요구했으며, 측정 결과 면허 취소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는 경찰에 "도주 이후 편의점에서 술을 사다 마셨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음주 운전 혐의가 입증돼 피의자는 검찰에 송치됐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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