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인이 기분 전환 목적으로 마리화나(대마)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합법화하는 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대마 합법화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인 가운데 마약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온 트럼프 전 대통령마저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건 두 달도 남겨두지 않은 대선에서 젊은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 계정에 "개인의 마리화나 소량 사용에 대해 불필요한 체포와 구금을 끝낼 때가 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세 이상 성인은 마리화나 3온스(85g)까지 합법적으로 구입 또는 소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대한 11월 플로리다주 주민 투표 때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화나 단순 소지나 사용을 처벌하지 않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 기조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마약 밀거래자를 최고 사형에 처하는 등 엄벌하는 중국의 제도를 자주 거론하며 마약 근절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왔다.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 변화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젊은층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현재 마리화나는 약 40개 주에서 어떤 형태로든 합법화돼 있지만 여전히 마약류 분류상으로는 헤로인, LSD, 엑스터시 등과 더불어 오남용의 우려가 크다고 인정되고 있다. 또 의료 목적 사용이 용납되지 않는 '1등급'(Schedule1) 악물로 규정돼 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마리화나의 마약류 분류 등급을 케타민(마취성 물질)과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등과 같은 3등급으로 분류해 의료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길을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마리화나에 대한 의료적 사용 제한을 완화하는 연구를 진행할 것이며, 각 주(州)가 플로리다주처럼 마리화나 합법화 입법에 나설 권리를 갖게 하기 위해 의회와 더불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리화나 합법화 지지 발언에 관련 업체 주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틸레이 주가는 9일 4.94% 오른 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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