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뱀 포획 출동 5578건
이상 기후 영향, 밤 시간대 조심해야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하천 주변을 산책하는 시민이 많아진 가운데 늦은 저녁에도 뱀이 출몰하는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열대야 등 이상 기후로 기온이 높아지면 뱀의 활동성이 왕성해질 수 있다며 시야가 좁아지는 저녁 시간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방청 구조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뱀 포획을 위해 구급 출동한 건수는 1만5115건으로 4년 전인 2019년(7980건)과 비교해 89%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출동 건수도 5578건으로 집계됐다.
뱀 출몰은 주로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과 다시 날이 선선해지는 가을에 집중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뱀은 외부 환경에 따라 체온을 변화시키는 변온 동물에 해당하는데, 체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기온이 낮은 겨울철엔 몸을 웅크리며 동면에 들다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에 시원한 그늘 등을 찾아 움직이며 생존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2019~2023년) 집계된 뱀 포획 구급 출동 건수는 모두 5만3442건으로, 그중 67.2%에 해당하는 3만5925건이 6~9월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뱀 출몰 사고는 주로 기온이 높은 여름과 성묘 등으로 밭에 나가 풀을 베는 가을철에 발생한다"며 "하루 중 뱀물림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시간은 오후 6~9시로 시야가 좁아지는 저녁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최장기간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뱀이 더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도심 개발로 뱀의 활동 반경까지 변화하면서 사람과의 접촉 빈도수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박대식 강원대 과학교육학부 교수는 "최근엔 밤에도 기온이 높다 보니 이전보다 저녁 시간대에 뱀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여기에 기존에 뱀이 다니던 길이 도심지 개발로 사라져 서식지가 노출돼 사람들과 접촉하는 빈도수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뱀에 물렸을 경우엔 물린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어주고 인근 보건소나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좋고, 가급적 시야가 좁아지는 밤 시간대엔 뱀이 출몰하기 쉬운 하천 인근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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