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약세 속 밸류업 관련주 양호한 주가 흐름
밸류업 공시에 DB금융투자 20% 넘게 급등
고배당주도 주주환원 기대감에 주가 강세
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밸류업 관련주들이 증시 약세 방어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거나 주주환원 정책 확대 기대감이 반영되는 종목 또는 고배당주들이 증시 약세 속 선전하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1.22포인트(1.21%) 하락한 2544.28에 마감하며 나흘 연속 약세를 지속했다. 증시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 밸류업 관련 종목들은 상승세를 타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DB금융투자는 20% 넘게 급등했다. DB금융투자는 21.40% 오르며 59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628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DB금융투자의 급등세는 기업가치 제고 공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DB금융투자는 지난 5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2027년 자기자본수익률(ROE) 10% 이상 달성 ▲2027년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 평균 상회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 40% 이상 유지의 목표가 담겼다. 특히 40%의 주주환원율은 DB금융투자의 최근 5년 평균 주주환원율(27.6%)을 크게 초과할 뿐만 아니라 앞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타 증권사들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또한 회사 측은 "현재 PBR이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이를 증권업종의 평균 PBR 이상으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향후 증권업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다면 PBR 1배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예고한 현대모비스도 이틀 연속 상승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4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 공시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 후 이를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G는 나흘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주주환원 정책이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G는 현재 총 361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으로 규모를 고려할 때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가치 방어 요인으로 작용하기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면서 "현재도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되나 하반기 중 새로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개를 예고한 만큼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KT&G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고배당주로 밸류업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통신주들도 최근 증시에서 대표적인 방어주로 부각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나흘 연속 오르며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6일 1.05% 오른 5만7800원에 마감했다. 장중 5만8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KT도 최근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말 3만8000원대였던 주가가 4만1000원대로 올라섰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KT의 투자포인트는 인공지능(AI) 적용에 따른 사업 효율화로 안정적 실적 성장,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등 AI 관련 사업의 고성장,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기대감에 있다"면서 "특히 내년도 부동산 자회사의 분양 이익에 대한 주주환원 유입 가능성이 밸류업 기대감과 맞물리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 이후 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늘어나고 있어 밸류업 모멘텀이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8월 이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및 예고 공시건수는 24개에 달한다. 앞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시작된 지난 5월 말부터 7월 말까지의 공시건수 13건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이 금융업에서 비금융업으로 확산되는 점은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제시하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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