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AI 스타트업 '프로라타'
AI 학습 데이터 보상 체계 마련
저작권 소송 붙은 음악 시장과 대조
인공지능(AI) 학습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고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기업이 나타났다. 미국의 생성형 AI 스타트업 프로라타(ProRata)이다. 이 기업은 AI 서비스 정식 출시 전부터 ‘공정한 시장 질서’를 구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19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프로라타는 파이낸셜타임스(FT), 포천, 디 애틀랜틱 등 유수의 언론사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수익을 배분하기로 약속했다. 프로라타는 올가을 자체 챗봇을 출시할 계획이며 구독 수익의 절반을 라이선싱 파트너와 공유할 예정이다. 향후 작가, 음반사, 예술가 등 다양한 프리미엄 콘텐츠 소유자와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 회사는 챗봇 답변에 해당 콘텐츠가 얼마나 사용됐는지 파악해 콘텐츠 소유자와 균등하게 수익을 배분할 수 있는 특허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로 AI 기업과 콘텐츠 제공자 간의 거래를 중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라타는 콘텐츠의 가치를 존중하고 저작권자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한다는 측면에서 ‘공정한 AI 경제’를 구축하는 데 한 걸음 내디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덕분에 최근 2500만달러(약 330억원)에 달하는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프로라타의 행보는 음원을 무단 도용했다는 혐의로 대형 음반사들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수노(Suno)와 우디오(Udio) 등 음악 생성 AI 기업들과 대조를 이룬다.
국내 음악 생성 AI 스타트업 '포자랩스'는 저작권 문제로부터 자유롭게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음악 아티스트 20여명을 직접 채용했다. [출처=포자랩스 공식 블로그]
원본보기 아이콘소니 뮤직, 유니버셜 뮤직, 워너 레코드 등 대형 음반사들은 자신의 아티스트의 음원을 AI 학습에 허가 없이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노와 우디오는 이달 초 미국 연방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해당 음반사들의 콘텐츠를 사용한 건 인정했다. 하지만 미국 저작권법상 ‘공정 사용’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음반사들에 대해 "AI로 독창적인 음악을 만드는 것을 시장에 대한 위협으로 본 것"이라며 "지식재산권을 포괄적으로 적용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AI 모델 학습과 저작권 문제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다. 디 애틀랜틱은 오픈AI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내부에선 ‘악마와의 거래’라는 비판도 나왔다.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만사형통은 아니다.
음악 저작권 이슈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아예 작곡가를 고용한 AI 스타트업도 있다. CJ ENM 이 투자한 포자랩스다. 포자랩스 소속 작곡가가 만든 음원 샘플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가 다양한 음악을 생성할 수 있다. CJ ENM 역시 예능 프로그램 등 한 편당 100곡 넘게 사용되기 때문에 저작권료를 줄이는 차원에서 포자랩스에 투자를 단행했다고 한다. 프로그램 제작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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