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낙태 브이로그' 20대여성 입건
임신 36주 차에 낙태(임신 중단) 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맘카페를 중심으로 공분이 일고 있다.
12일 다수의 네이버의 맘카페에서 이른바 '36주 낙태 브이로그'에 대해 충격과 분노를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맘카페는 주로 예비 엄마 혹은 자녀를 둔 여성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다.
특히 출산이 임박한 36주에 낙태를 선택한 산모와 이를 수술을 진행한 병원에 대한 분노가 컸다. 사람의 임신기간은 일반적으로 40주로, 36주 태아는 자궁 밖으로 나와 독립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누리꾼은 "우리 딸도 36주에 나왔는데 이건 살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회원도 "이 일이 실제라니, 차라리 조작인 게 마음이 편했다"며 "낙태한 사람도 수술해준 병원도 미친 것 같다. 36주나 된 멀쩡한 태아를 낙태한 거라면 산모뿐 아니라 병원도 처벌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모가 '낙태 브이로그'를 올린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낙태 영상을 돈벌이에 이용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한 회원은 "낙태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유튜브에 중계할 일이라며 "아기 낳을 계획 없었다면 만삭까지 있었던 이유는 뭔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6월 말 유튜버 A씨는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며 임신 36주 차에 임신 중절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영상에서 A씨는 생리가 멈췄지만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진단을 받았던 상태로 임신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결국 36주 차에 낙태를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12일 36주 된 태아를 낙태한 경험담을 올려 논란이 된 유튜버와 낙태 수술이 이뤄진 병원 원장을 특정해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영상을 게시한 유튜버와 수술한 병원 원장을 특정해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유튜버는 지방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이며 병원은 수도권에 소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튜버는 이미 두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고 낙태 사실을 인정했다. 이 여성은 지인을 통해 수술할 병원을 찾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지인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이 병원 압수수색을 한 결과 태아는 현재 생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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