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전월에 이어 5조원대 증가
주택거래량 증가로 주담대 상당폭 확대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 가능성 有
주택거래량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7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5조원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서울 곳곳에서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3월 넷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11주 연속 상승했다. 그간 강남과 비교해 뒤처져 있던 노원·도봉·강북까지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울 강북의 ‘대장 아파트’로 손꼽히는 경희궁 자이의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30일 21억5000만원(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에 거래됐다. 지난 1월(19억5000만원) 대비 2억원 뛰었다. 사진은 12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 자이 아파트 인근 부동산에 걸린 아파트 매매와 전세 가격 안내표.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월(5조9000억원)에 이어 5조원대의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3월(-1조7000억원) 일시적으로 감소한 뒤 4월부터 넉 달째 늘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의 확대를 이끈 건 주택담보대출이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82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6000억원 증가해 전월(6조2000억원)에 이어 상당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담대는 작년 3월부터 17개월째 늘고 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7월 은행 가계대출이 전월에 이어 5조원대 증가세를 지속한 건 5월 이후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매매거래가 늘어난 것이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진 데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차장은 "가계대출은 현재까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에서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도 "현 추세로 봤을 때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택거래가 이뤄지면 두세 달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과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 잔액은 237조3000억원으로 전월(-3000억원)에 이어 1000억원 소폭 감소했다.
7월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304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8000억원 증가했다. 전월(5조3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증가폭은 더욱 확대됐다. 대기업대출은 반기 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전월 대비 4조4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확대됐다. 중소기업대출은 일부 은행들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 지난달 25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로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6월 말 휴일로 결제성자금 대출상환이 7월 초로 이연되면서 전월 대비 증가폭이 3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박 차장은 "하반기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상반기처럼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하진 않을 거라 보고 있다"며 "기업들의 영업 목표가 상반기에 많이 이행되면서 하반기에 영업 태도가 좀 더 소극적으로 바뀌면 기업대출은 지금처럼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는 16일부터 시행되는 디딤돌대출과 버팀목대출의 대출금리 인상의 영향에 대해선 "주택금융공사 정책대출이 5~6월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꾸준히 공급이 지속되고 있다"며 "금리가 시중금리보다 메리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흐름을 바꿀 거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7월 예정됐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연기의 영향에 대해선 "기본적인 도입 취지가 가계대출 증가세 제약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와 같이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도 "대출상품이 변동형인지 고정형인지, 어떤 종류의 상품을 출시하는지 등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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