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남자 복식 경기서 대만에 금메달 뺏겨
中 누리꾼 "올림픽 지원은 돈 낭비일 뿐"
중국 누리꾼들이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경기에서 대만에 금메달을 뺏기자 '올림픽을 하지말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인들에게 올림픽 지원은 돈 낭비일 뿐”이라는 내용의 글이 확산했다. 작성자는 "개발도상국에서는 국제적 이미지와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림픽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가난을 벗어난 중국에 금메달은 자극적이지도 않고 맛도 없는 음식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글에는 “700여명의 선수단은 세금 낭비”, "금메달 딴다고 대체 나라에 무슨 도움이 되냐", "올림픽 때문에 쓰는 돈이 너무 아깝다"와 같은 공감 댓글이 2500개 가까이 달렸다.
특히 현지 누리꾼들의 분노는 지난 4일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결승에서 대만에 금메달을 넘겨준 이후 더욱 거세졌다.
4일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경기에서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량웨이젠, 왕창 선수는 랭킹 12위인 대만의 리양, 왕치린 선수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우승을 기대했던 중국은 낮은 순위의 대만 선수들이 중국 선수들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자 분노를 쏟아냈다.
경기 직후 중국 SNS 웨이보에서는 ‘왕창-량웨이젠 결승’이라는 내용의 해시태그가 검색 1위에 올랐으며 "올림픽 하지말자", "자존심 상한다", "올림픽은 중국에 아무 도움도 안 된다", "다음엔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 등의 글이 게재됐다.
반면 대만은 열광했다. 대만의 주요 매체들은 경기를 생중계했으며 경기 후 선수들의 인터뷰도 집중적으로 다뤘다. 기차역 등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오열하는 대만 시민들의 모습도 보도됐다.
한편 대만의 두 선수들은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중국 복식조를 제압하고 금메달을 따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이들의 귀환 여객기가 공군 전투기로 호위되는 모습은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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