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12일차’ 금 11, 은 8, 동 7개
메달리스트 39명 중 22명이 여성
양궁·사격·복싱·배드민턴 ‘최고 기록’
2024 파리올림픽에서 6일 오전 8시 기준 한국은 금메달 11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목에 걸며 종합 6위를 달리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개 획득을 목표로 내세웠는데,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목표치를 훌쩍 넘기며 순항 중이다. 올해 특징은 여성 선수들의 약진이다. 총 39명의 메달리스트 중 여성이 22명이나 된다. 특히 사격·양궁·복싱·베드민턴 등에서 스타들이 잇따라 탄생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과거 남성 중심 문화이던 스포츠는 이제 더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화끈한 경기력과 세련된 매너, 긍정적 바이브를 갖춘 '멋있는 여성선수'들이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탕탕탕! 파리 울린 ‘금빛 총성’
한국 사격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 메달 5개(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며 2012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최고 성적을 냈다. 오예진(IBK기업은행) 여자 공기권총 금메달, 반효진(대구체고) 여자 공기소총 금메달, 김예지(임실군청) 여자 공기권총 은메달,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 공기소총 혼성 은메달을 수확했다. 김예지는 파리올림픽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시종일관 냉철한 모습이 온라인상 관심을 끌면서 화제를 모았다. 검은색 바람막이에 모자를 눌러쓴 채 입을 꾹 다물고 총을 겨누는 모습이 마치 영화 ‘존윅’(2015)의 암살자 같다는 반응이 이어지자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액션 영화 주인공 같다”며 관심을 보였고,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도 ‘멋있다’ ‘쿨하다’고 조명했다.
10대 금빛 총잡이들이 있어 4년 뒤 올림픽도 든든하다. 반효진은 만 16세의 나이로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강초현(당시 만 17세)을 제치고 최연소 사격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세계 랭킹 35위였던 오예진은 출전 당시에는 비교적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19세의 나이로 금메달을 거머쥐며 주목받았다.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파리에서 올림픽 10관왕 대업을 달성했다. 전훈영(인천광역시청)·임시현(한국체대)·남수현(순천시청)이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무려 40년간 올림픽 금맥을 이었다. 임시현은 여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가져갔고, 남수현은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4회 연속으로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새 역사 쓴 ‘매서운 한방’
파리에서 한국 여성 선수들의 주먹은 어느 때보다 매서웠다. 임애지(화순군청)는 복싱 여자 54㎏급에서 의미 있는 동메달을 품에 안았다. 첫 여자 복싱 메달리스트이자 2012 런던올림픽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로 기록됐다. 허미미(경북체육회)는 유도 여자 57㎏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유도의 은메달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48㎏급 정보경 이후 8년 만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1857~1920)의 5대손으로, 할머니의 유언을 따라 한국행을 택한 후 목에 첫 메달을 걸었다.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은메달을 찌르는 데 성공했다. 윤지수, 전하영(이상 서울특별시청), 최세빈(전남도청), 전은혜(인천광역시 중구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우크라이나에 역전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을 넘어선 역대 최고 성적이다.
배드민턴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여자 단식에서 금빛 스매시를 내리쳤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건 1996 애틀랜타올림픽의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다. 복식을 포함하면 2008 베이징올림픽 이용대-이효정의 혼합 복식 이후 16년 만에 쾌거다. 이로써 안세영은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에 이어 올림픽까지 석권하며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없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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