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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설득' 승부수 던진 두산…사업 개편 정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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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밥캣·로보틱스
두산그룹 계열사 3사 대표이사
성장 전략 담은 주주서한 발송
"주주 이익·회사 성장 동시 추구"

사업구조 개편을 앞둔 두산그룹 계열사 3사 대표들이 5일 성장 전략을 담은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주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합병비율 논란을 시작으로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반려 조치, 정치권의 ‘두산밥캣 방지법’까지 더해진 위기 속에서, 오해를 풀고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3개사 대표는 전날 각 사의 홈페이지에 미리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 드리지 못해 송구하다" "주주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주주 여러분의 깊은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는 말로 시작했다. 지난달 11일 사업 개편 관련 이사회 결의 후 싸늘한 여론에 처음으로 대표가 나서서 주주 설득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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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들은 사과에 이어 "이번 기회가 주주 자산과 회사 성장을 동시에 도모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두산밥캣과 합병을 통해 1조원 규모 투자 여력이 생기는데, 이를 원전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수주를 위해 설비 증설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체코 원전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등의 신규 원전 수주도 기대되면서 향후 5년간 체코를 포함해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대해서도 "최근 AI를 위한 전력 수요의 유력한 대안으로 대두되면서 회사가 수립한 5년간 62기 수주 목표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현재 계획된 수주는 회사 원자력 주기기 제작 용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며 "향후 5년간 연 4기 이상의 대형원전 제작 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연 20기 규모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는 목표를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기술을 확보하고 적시에 생산설비를 증설하기 위해 현금 확보와 더불어 추가 차입여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피력했다. 두산밥캣 분할로 차입금 7000억원을 줄이고, 비영업용 자산 처분으로 현금 5000억원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추가 차입 여력과 1조원 수준의 신규 투자 여력이 발생해 생산설비 증설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왼쪽부터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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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는 두산로보틱스와 통합을 통해 무인화·자동화 기술 확보 및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로보틱스와 주식교환 비율에 대해서는 "주식시장 시가는 다수의 시장 참여자가 회사 가치에 대한 독립적 판단을 근거로 상당 기간 수급에 따라 형성되는 가액"이라며 "양사 교환 가액은 두 회사의 올해 평균주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 이외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를 전부 소각할 예정"이라며 "배당 규모를 유지하고 통합 법인의 사업적 성과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밸류업’ 방안을 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두산밥캣과의 통합을 통해 북미와 유럽 시장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활용해 로봇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양사 주식교환 비율과 관련해 "주식시장에서의 회사 가치는 과거, 현재 실적 외 미래 잠재성, 기술력 등 다양한 근거에 기반하는 것"이라며 "회사는 최근 3년간 매년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11일 두산 3사는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분할과 합병 및 포괄적 주식교환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승인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한 후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에 합병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 100% 자회사가 되고, 추후 양사는 합병된다. 절차가 완료되면 ㈜두산의 두산밥캣 간접지분은 자금 투입 없이 14%에서 42%까지 올라 최대주주 지배력이 커진다. 두산 3사는 다음 달 2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을 상정한다. 분할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밥캣 주식을 보유한 주주분들은 합병회사 즉 첨단 로봇과 건설기계가 실질적·경제적으로 결합한 통합법인 주식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통합법인은 두산밥캣이 현재까지 실시해 온 배당정책을 승계해 향후 주당 배당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서한을 비롯해 주주들과 더욱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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