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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삼성 휴대폰 점착 기술' 유출 협력업체 직원 유죄취지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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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휴대전화의 터치화면과 기판용 방수 점착제 제조법을 이용해 이직한 회사에서 시제품을 생산한 전직 협력업체 직원을 영업비밀 사용·누설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취득·사용·누설)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의 상고심에서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 중 영업비밀 '취득' 부분을 제외한 영업비밀 '사용 및 누설'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심판결 중 정씨와 함께 기소된 두 회사 관계자 조모씨와 임모씨에 대한 무죄 부분도 함께 파기환송했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서울 서초동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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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고인 정씨의 영업비밀 사용 및 영업비밀 누설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부분과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2항에서의 고의,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라고 파기환송의 이유를 밝혔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벌칙) 2항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는 행위 ▲영업비밀을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으로 유출하는 행위 ▲영업비밀 보유자로부터 영업비밀을 삭제하거나 반환할 것을 요구받고도 이를 계속 보유하는 행위(1호)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 특별한 목적이 없더라도 절취·기망·협박,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행위(2호)와 1호 또는 2호에 해당하는 행위가 개입된 사실을 알면서도 그 영업비밀을 취득하거나 사용하는 행위(3호)도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정씨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8월 1일까지 삼성전자 2차 하청업체 A사에서 생산부 직원으로 일하면서 A사가 독자적으로 개발·생산해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갤럭시 시리즈 휴대전화의 터치화면과 기판용 방수 점착제인 NC-71(C) 등의 제조방법이 담긴 원료계량과 및 제조지시서를 8차례에 걸쳐 촬영했다.


정씨가 촬영한 문건들에는 각 제품별 제조를 위한 개별 원료의 명칭, 투입 원료의 수량과 비율, 제조 공정에 관한 지시시항과 주의사항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었는데, 이는 간행물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된 적이 없는 내용이었다.


A사는 2015년 8월 각 공장의 사내 게시판에 '회사 지시 사항, 기술보안'이라는 제목으로 '생산처방은 고등급의 대외비 보안자료로서 복사나 촬영을 금지하고 사용 후 즉시 관리책임자에게 반납해야 한다. 관리책임자는 고등급의 기술자료를 잠금장치가 된 별도의 보관함에 보관한다'는 내용을 게시했고, 정씨를 비롯한 A사 소속 직원들은 이듬해 1월 '제3자에게 기밀정보를 제공하거나 누설하지 않겠다'는 비밀유지협약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정씨는 순차로 이직한 두 곳의 회사에서 이 같은 제조방법을 활용해 시제품을 만들었고, 해당 회사에서는 거래처에 정씨가 만든 시제품을 제공하면서 A사가 만드는 NC-71(C) 등과 대등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검찰은 경력직으로 취업한 정씨에게 A사와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보라고 지시한 업체 관계자 2명과 정씨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정씨를 비롯한 업체 관계자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정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나머지 관계자들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정씨가 이직한 회사 법인 두 곳에도 각 벌금 1000만원씩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정씨가 제조법을 영업비밀로 인식하고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고, 타 업체 관계자들도 우연한 기회로 제조법을 알게 돼 이용했을 뿐 부당한 목적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우선 해당 기술이 "개발에 상당한 비용 등이 투입됐고 사용을 통해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라며 A사의 영업상 비밀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정씨가 제조법을 촬영해 보관한 순간에는 부정한 목적이 없었더라도, 퇴직 이후에는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 2명에 대해서도 "피해 회사의 허락 없이 (제조법을) 사용하거나 취득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정을 미필적이나마 인식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라며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 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이 사건 각 제조 방법을 취득하고 사용했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앞선 대법원 판례를 원용해 "영업비밀의 사용은 영업비밀인 기술을 단순 모방해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뿐 아니라, 타인의 영업비밀을 참조해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필요한 실험을 생략하는 경우 등과 같이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경우 또한 영업비밀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각 제조방법이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피고인 정씨가 순차 이직해 이 사건 각 제조방법을 사용하고 누설할 당시 및 피고인 조씨, 임씨가 이 사건 각 제조방법을 취득하고 사용할 당시 피고인들이 이를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로 인식했는지 등을 심리해, 위 피고인들이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2항 위반의 고의를 가지고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 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러한 행위를 한 것인지 판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영업비밀 보유자의 직원으로서 영업비밀을 인지해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당해 영업비밀을 취득했다고 봐야 하므로 그러한 사람이 당해 영업비밀을 단순히 기업의 외부로 무단 반출한 행위는,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영업비밀의 취득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정씨의 영업비밀 취득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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