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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 집에 숨기고 "증언하지마"...검찰이 직접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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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혐의로 재판 받던 피고인
동거중인 피해자 증인출석 방해
공판검사가 직접 자택수색 나서
가해자 분리 조치 후 추가조사

공판검사가 재판 진행 중 강간 가해자가 피해자의 법정 증언을 방해하던 사실을 적발하고 이례적으로 법원에서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진상을 파악해 유죄판결을 이끌어냈다. 가해자와 분리 조치가 어려운 가까운 관계의 성폭력 사건에서 검찰과 법원이 직접 피해자 보호와 진상 규명에 나서 해결한 선례로 꼽힌다.


21일 법률신문 취재에 따르면,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2부(천헌주 부장검사)는 최근 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던 A 씨가 피해자 B 씨와 동거관계에 있다는 점을 이용해 증인 출석을 방해한 점을 사실을 확인했다.

성폭행 피해자 집에 숨기고 "증언하지마"...검찰이 직접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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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지난 해 함께 살던 B 씨를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A 씨의 성폭행 직후 경찰에 직접 신고했지만, 재판이 시작되자 증인 출석을 하지 않았다. 법원은 B 씨에게 여러 차례 증인소환장을 보냈지만, 번번이 폐문(閉門)부재나 수취인불명이 됐다. 동거하던 피고인 A 씨는 법정에서 “내가 B 씨에게 증인소환장을 전달하고 출석하라고 전하겠다”고 말했지만, 뒤이은 재판에선 “(B 씨가) 건강이 좋지 않아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둘러댔다. B 씨는 본인 명의 휴대전화가 없어, 검찰이 직접 연락을 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재판이 7개월째 공전하자 동부지청의 안태민 공판검사는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직접 B 씨 소재 파악에 나섰다. A 씨와 B 씨가 동거 관계라는 점을 고려해, A 씨의 주거지 수색을 통해 B 씨의 소재를 파악하기로 한 것. A 씨 주거지를 수색하다 만난 B 씨는 A 씨의 방해로 법원이 증인 소환을 한 사실조차 몰랐다고 한다. 검찰은 B 씨에게 증인소환장을 직접 건네고 진상을 조사했다. 이후 B 씨는 법정에서 “강간 피해를 당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가, 추가 검찰 조사에서 “A의 요청으로 법정에서 위증했다”고 실토했다.


형사소송법 109조에 따르면 법원은 사건과 관계가 있을 때 피고인의 신체, 물건, 주거지 등에 대한 수색을 허가한다. 증인 불출석으로 재판이 미뤄지면 과태료 부과나 구인영장 발부가 일반적이고 검찰이 직접 수색하는 경우는 드물다. 증인소환장을 송달받아야 과태료 부과나 구인영장이 가능한데, B 씨에게 송달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찾기 위해 이례적으로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것이다. A 씨는 강간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A와 B 씨를 각각 위증교사죄, 위증죄로 기소했다.


검찰 출신 오선희(51·사법연수원 37기)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연인·가족 등 가까운 관계에서 성폭력 범죄가 일어난 경우, 사건 발생 직후 피해 감정이 심한 상태에서 신고를 한 뒤 피해자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감에 진술을 번복할 수 있다”며 “법원과 검찰이 피해자 보호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볼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원의림(35·변호사시험 10회) 법률사무소 의림 변호사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경우에도 피해사실이 은폐되기 쉽다”며 “피해자가 가해자와 특수관계이면, 진술이 피해자의 진심이 맞는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현경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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